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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여행을 떠나요

[가족과 함께하는 세계여행] 로마에서의 마지막 날

by 앰코인스토리.. 2023. 1. 30.

로마에서의 마지막 날,
산탄젤로성, 판테온, 나보나 광장

(지난 호에서 이어집니다) 아침부터 걸어 다니느라 다리가 천근만근이었지만, 로마에서의 마지막 날이라 강행군을 펼친다. 구글 지도에서 남은 일정을 확인하면 아래와 같다.

 

성 베드로 광장에서 10여 분을 걸었을까? 우리의 첫 목적지 산탄젤로성(천사의 성)이 나온다. 원래는 황제의 묘로 사용하기 위해 135년에 지어졌다. 509년, 로마를 휩쓴 흑사병 퇴치를 위해 행진을 하던 교황 그레고리오 1세가 성 꼭대기에 나타난 대천사 미카엘을 목격하였다고 한다. 그 후 흑사병이 없어지는 기적이 일어났으며, 성의 꼭대기에 대리석으로 천사의 상을 만들고 천사의 성이라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성 앞의 산탄젤로 다리는 로마에서도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다리이고 야경이 특히 멋지다고 하는데, 다리 양옆으로 있는 천사 조각상들은 베르니니의 작품이라고 한다.

 

이제 판테온으로 간다.

 

기원전 27년, 아그리빠가 올림포스의 신들에게 제사를 지내기 위해 처음 세웠다는 판테온은 그리스어로 ‘모든 신들’이라는 뜻이다. 서기 80년에 큰 불로 손상을 입었지만 하드리아누스 황제에 의해 재건되어 2000년 가까이 잘 보존되어 있는 세계문화유산이다. 지붕이 금으로 도금되어 있었지만 교황 우르바노 8세에 의해 없어졌다고 하며 청동으로 된 거대한 정문과 석조 돔은 지금의 모습이 처음 지었던 원형 그대로이다.

 

이 판테온은 단순해 보이지만 미켈란젤로도 격찬한 치밀한 설계로 이루어져 있다. 돔은 건물 전체 높이의 정확히 반을 차지하고 있으며 내부 원의 지름과 천정의 높이는 똑같이 42.3m로 균형을 이룬다. 기둥 없이 두께 6m의 벽체만으로 받쳐져 있고 무게를 줄이기 위해 위로 갈수록 벽의 두께가 얇아지고 있다.

 

돔 가운데 뚫린 지름 9m의 둥근 창으로만 빛이 들어오며 실내를 은은하게 밝혀 신비한 느낌이 든다. 원래는 건물 내부의 공기 흐름으로 인해 이 창으로 비가 들이치지 않았다고 하지만, 지금은 비 오는 날엔 관광객들이 비를 맞지 않도록 바닥 가운데 부분을 막아놓는다. 북쪽으로 향한 그리스식 입구는 4세기경에 증축되었으며 코린트 양식의 기둥으로 되어 있다. 터키 이스탄불의 아야소피아 박물관과 함께 석조 돔으로서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라파엘로가 죽기 전에 판테온에 묻히기를 간절히 원하여 그의 유해가 이곳에 안치되어 있고 이탈리아의 국부로 추앙받는 비또리오 에마누엘레 2세, 움베르토 1세 등도 여기에 묻혀있다. (참고자료 : 네이버, Easy & Books)

 

판테온 내부로 들어가면 한가운데에 저렇게 구멍이 뚫려 있고, 그 구멍을 통해 햇빛이 내부로 들어온다. 조명이 따로 없어도 환하다. 비가 오는 날에는 빗방울이 아래로 떨어진다고 하는데 조용한 판테온 내부로 떨어져 그윽하게 울려 퍼질 빗방울 소리가 궁금하다.

 

그 아래에는 아래 사진과 같은 구멍이 있다. 아마 빗물을 잘 배수하기 위해 고안되었으리라.

 

판테온 내부에는 작은 성당도 있다.

 

미켈란젤로,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함께 거장으로 불리는 라파엘로의 무덤이 있는 곳이 바로 판테온이기도 하다. 판테온에 묻히는 것이 소원이라던 그의 바람이 이뤄져 판테온에 영면해 있는 그의 무덤 위에 로렌조가 조각한 바위의 성모상이 그의 넋을 기리고 있다.

 

판테온 안팎이 수많은 인파로 붐빈다.

 

판테온 근처 골목에는 맛집들이 즐비하다. 점심을 부실하게 먹었던 우리 가족은 저녁을 먹는다. 가이드의 추천으로 찾아갔던 판테온 근처 맛집 Ciro & Ciro. 엄마랑 아빠는 시원한 생맥주로 목을 축인다.

 

아이들을 위해서는 젤라토 맛집이 준비되어 있다. 로마 3대 젤라토 아이스크림 맛집인 지올리띠(Giolitti). 로마의 휴일에 나왔던 오드리 헵번과 그레고리 펙의 사진도 걸려있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보니 해가 기울면서 그늘이 드리워진 판테온을 뒤로하고 나보나 광장으로 걸어간다.

 

이런 로마 골목길을 걷는 것도 쏠쏠한 재미를 준다.

 

어렵지 않게 찾아간 나보나 광장.

 

광장에는 수많은 거리의 예술가들이 열띤 작품 활동과 퍼포먼스를 보여주는데,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얼핏 보면 동상 같지만, 동전을 넣어주면 포즈를 취해준다.

 

공중 부양하는 아저씨도 있는데 어떻게 저 자세로 있을 수 있는지 한참을 봐도 신기하기만 하다.

 

거리의 악사들이 연주하는 음악도 감미롭다.

 

길거리 공연이 펼쳐지는 흥겨운 나보나 광장에 서서히 어둠이 내린다.

 

이제 숙소로 돌아갈 시간이다. 로마 첫째 날에 걸었던 그 루트를 거슬러 간다. 다시 보는 조국의 계단. 밤에 보니 더 멋지다.

 

로마의 하늘 위로 떠오른 초승달.

 

자동차만 없다면 타임머신을 타고 로마 시대로 온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다.

 

한적하게 걷는 길이 평화롭고 아름답다. 눈은 호강을 하지만 다리는….

 

드디어 저 앞으로 콜로세움이 보이기 시작한다.

 

콜로세움은 낮에 봐도 멋지지만, 밤에 보니 신비롭기까지 하다.

 

내일은 차량을 렌트해서 성 프란치스코 성인의 아시시, 토스카나 사이프러스 길, 몬탈치노, 이탈리아 농가 민박을 가는 일정이 이어진다. 아이고! 내 다리야! (다음 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