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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miconductor/스마트 Tip

[유쾌한 과학 이야기] 아이들만 들을 수 있는 소리가 있다? 불량청소년 퇴치하는 과학

by 에디터's 2021. 6. 24.

아이들만 들을 수 있는 소리가 있다?
불량청소년 퇴치하는 과학

사진출처 :  https://kaleidophonic.wordpress.com

[유쾌한 과학 이야기]에서는 과학적 이론을 토대로 재치 넘치는 실험을 통해 나름의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하여 이그노벨상을 수상한 연구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아주 독특한 실험 하나가 있어 소개하려고 하는데요, 대부분의 이그노벨상 수상자들은 과학 실험을 통해 화학상, 물리학상 등을 수상했는데 하워드 스테이플턴(Howard Stapleton)은 이그노벨상 평화상을 받았습니다. 어떤 이유에서였을까요?

 

사진출처 :  http://www.zemos98.org  

영국인 하워드 스테이플턴은 딸이 불량청소년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기발한 발명품을 만들어냅니다. 불쾌한 고주파 잡음을 내는 전자식 청소년 격퇴기, 일명 ‘모스키토’를 만든 것인데요, 신기하게도 ‘모스키토’는 10대의 어린 청소년들에게는 들리는데 성인에게는 들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식료품 가게나 쇼핑몰 등에서 고함을 지르거나 욕설을 퍼부으며 어슬렁거리는 불량청소년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상점 주인들에게도 아주 유용하게 쓰였다고 해요.

 

사진출처 :  https://alchetron.com

이렇듯 밤거리에 평화를 가져왔다는 이유에서 이 발명품은 이그노벨상 평화상을 받았다고 전해지지요. ‘모스키토’는 10대만 들을 수 있는 벨소리라 하여 틴벨(Teen Bell)이라 불리기도 하는데요, 어떻게 틴벨은 성인에게는 들리지 않고, 어린 청소년들만 이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걸까요? 이 이유는 생각보다 우울(?)하답니다. 다름 아니라 청각의 노화 때문이지요.

 

일반적으로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소리의 영역은 20~2만Hz입니다. 20Hz 이하의 소리는 초저음파, 2만Hz 이상의 소리는 초음파라고 하는데, 이 영역의 소리는 인간이 들을 수 없는 소리이지요. 하지만 동물들은 그 영역의 소리를 내기도 합니다. 코끼리는 약 12Hz의 초저음파로 의사소통을 하고, 박쥐는 2만Hz 이상의 초저음파를 사용하여 먹이를 잡거나 서로 간의 대화를 나누기도 하지요.

 

사진출처 :  https://news.cgtn.com

소리를 구별하는 귓속 유모세포의 길이가 동물마다 다양해서 이러한 차이가 존재하는 것인데요, 사람의 청력은 비교적 빨리 약화하는 감각신경으로, 보통 20세 이상이 되면 서서히 나빠지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그중에서도 고주파수에 반응하는 유모세포들이 가장 먼저 손상되어 나이가 들수록 고주파수 소리를 점점 듣지 못하게 되지요. 연령대로 본다면 대체로 50대는 1만2천Hz, 40대는 1만4천Hz, 30대는 1만6천Hz 이상을 듣지 못합니다.

사진출처 :  https://www.secondskinaudio.com

하워드 스테이플턴이 개발한 모스키토의 소리 영역대는 어느 정도였을까요? 1만7천Hz, 고주파 음역으로 30대 이상의 어른들은 잘 들을 수 없는 소리였지요. 참고로 12세 미만은 20kHz까지, 13~17세는 19kHz까지, 18~24세는 17kHz까지, 25~30세는 15kHz까지, 31~40세는 13kHz까지의 주파수 영역대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합니다.

 

사진출처 :  https://www.cca.qc.ca

모스키토는 평화상까지 수상하며 인기를 누리기도 했지만, 2007년 스위스 제네바시가 공원에 모스키토를 몰래 설치하고 운영하려다 청소년 인권침해 논란이 일어 무산되는 일이 발생하게 됩니다. 모스키토가 모든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삼는다는 것과 유아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지적했지요. 이후 2010년 유럽평의회에서 인권침해, 의학적 검증이 되지 않았음을 이유로 모스키토 판매 및 설치를 금지하는 법률을 마련해 달라고 각 유럽 국가에 권고했지만, 영국은 반발했습니다.

 

한편, 어른들이 들을 수 없는 소리라는 점에 착안해 벨 소리를 틴벨로 지정해놓고 수업시간에 선생님에게 들킬 염려 없이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것이 유행하기도 했다는데요, 대부분의 과학 발명품이 처음부터 나쁜 의도로 개발되지는 않듯, 불량청소년을 막아보자는 의미에서 개발된 모스키토도 결국 사용이 금지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네요.

 

이쯤에서, ‘나는 틴벨을 들을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을 가진 분들이 꽤 계실 텐데요, 유튜브 동영상 중에는 자신의 청력 나이를 틴벨로 알아볼 수 있는 테스트 영상들이 여럿 있으니 자신의 청력 나이가 궁금한 분들께서는 가볍게 한번 체크해 보시기 바랍니다.

 

영상출처 : https://youtu.be/9l7qgwRgVb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