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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특파원] 애리조나 최대 스포츠 행사 피닉스 오픈(Phoenix Open)과 슈퍼볼

by 앰코인스토리.. 2023. 2. 27.

이번 2월에는 애리조나주(Arizona state)에서 큰 스포츠 대회가 같은 기간에 두 개나 열렸습니다. 하나는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인 미식축구 결승전인 슈퍼볼(Super Bowl) 경기와 미국 PGA 골프 대회 중 가장 많은 관객을 자랑하는 피닉스 오픈(Phoenix Open) 경기입니다.

 

슈퍼볼은 매년 미국 내 큰 도시에서 번갈아 가며 열리지만, 올해는 피닉스시의 북쪽 경계에 있는 글렌데일(Glendale)시에 있는 스테이트팜 스테디움에서 열렸고, 피닉스 오픈은 매년 2월 둘째 주 정도에 5일간 일요일까지 역시 피닉스 동북쪽 경계 지역인 스카츠데일(Scottsdale)에서 열리는데 올해 2023년도에는 같은 기간에 동시에 열린 것이지요.

 

이처럼 애리조나주 입장에서는 큰 행사이기 때문에 매일 아침 뉴스에 준비 상황이나 지역의 크고 작은 행사들에 대한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피닉스 시내나 일대에 교통 체증이나 급등한 숙박비는 당연한 결과일지 모릅니다. 평소에는 피닉스 시내의 공용주차장이 시간당 4달러(한화 약 5천 원)였으나 하루에 40달러(한화 약 5만 원)로, 잠깐 볼일 보러 가는 사람은 엄두를 못 낼 정도였습니다. 숙박비 또한 평소 200달러(한화 약 26만 원)였던 중간급 호텔도 하루에 1100달러(한화 약 140만 원)까지 올라가는 웃지 못할 상황이 펼쳐졌습니다. 방이 없어서 못 들어갈 정도였으니, 미국인들의 슈퍼볼 사랑이 어느 정도인지 엿볼 수 있었습니다.

 

이번 57회 수퍼볼 결승전은 서부 리그 AFC(American Football Conference) 우승팀인 캔자스시티 치프스(Kansas city Chiefs)와 동부 리그 NFC(National Football Conference)의 우승팀인 필라델피아 이글스(Philadelphia Eagles)와의 경기로, 두 리그의 최종 우승팀은 캔자스시티 치프스가 차지했습니다.

애리조나 시간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하는 경기로 미식축구를 좋아하지 않은 사람들도 대부분 근처 바나 친구들 집에 모여서 맥주를 마시며 환호성을 지르는 문화로, 우리나라 월드컵 축구 경기가 있는 날과 거의 비슷합니다. 각 가정마다 환호성이 들리고 고기 굽는 냄새가 온 동네에 퍼지는 날이지요.

시청률이 70%대에 육박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상점들도 이날은 문을 닫고 슈퍼볼 경기를 관람합니다. 경기 중 2쿼터와 3쿼터 사이인 하프타임에 하는 쇼도 어느 가수가 나오느냐에 많은 관심을 가집니다. 올해는 가수 리한나(Rihanna)가 2018년 1월 그래미 어워즈를 끝으로 가수 활동을 중단하다가 5년 만에 하프타임쇼에 나와서 많은 관심을 받기도 했습니다.

 

피닉스 오픈(Phoenix Open)은 PGA 메이저 대회가 아니기 때문에 이 대회를 모를 수도 있는데, 미국, 특히 애리조나주에서는 미국에서 가장 흥행하고 사람들이 많이 오는 최고의 대회입니다. 이 대회의 정식 명칭은 Waste Management Phoenix Open으로 쓰레기 수거 및 재활용 회사인 웨이스트 메니지먼트(Waste Management)사가 후원하는 대회입니다. 대회 기간 중 700,000명에 달하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방문객 수를 자랑하며 수익금 또한 전 세계 골프대회 중 가장 많은 금액을 자랑합니다. 최근 몇 년 동안은 매년 방문객 수가 늘어나는 것도 또 다른 기록 중에 하나라고 합니다.

 

이 대회가 다른 메이저 골프대회보다 더 많은 관중이 오는지는 대회장에 들어서자마자 알 수 있습니다. 2월 초이긴 하지만 기온이 섭씨 20도가 넘어가는 아주 좋은 날씨에 맥주잔이나 캔을 하나씩 들고 다니면서 환호와 야유를 마음껏 지를 수 있기 때문이지요. 다른 스포츠에 비해 비교적 룰이 엄격하고 청중들의 성숙한 관중 매너를 요구하는 다른 대회와는 확연히 다릅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골프 팬이 아니더라도 축제 자체를 즐기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구름처럼 모여듭니다. 술이 허용되고 야유가 허용되기 때문에 이 대회가 더욱 많은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것 같습니다. 선수가 잘하면 환호를 보내고 잘하지 못하면 야유를 보내고, 선수들은 또 이런 상황을 즐기는, 여느 골프대회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장면들이지요.

앞으로 총상금 2,000만달러(한화 약 260억 원)를 내놓는 이 대회는 미국 PGA 투어의 특급대회 대우를 받을 수 있다고 하니 피닉스 오픈도 올해부터 총상금 2,000만 달러를 내놓고 더욱 열기를 올리는 것 같습니다. 올해에는 한국 선수 중 임성재 선수가 공동 6위를 기록하며 나름 선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내년 피닉스 오픈에는 더 많은 한국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내기를 기원하며 이번 호를 마칩니다.

 

※ 사진출처 : 위키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