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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해외 이모저모

[일본 특파원] 역시 교토!

by 앰코인스토리.. 2023. 2. 17.

앰코인스토리 가족 여러분! 벌써 올해도 한 달이 지나고 두 달째 들어섰습니다. 새해 계획들은 잘 진행되고 계시는지요? 요즈음은 삼한사온이란 말이 실감할 수 있도록 추위와 따뜻함이 반복되는 계절이라, 자기관리에 충실해야 할 시기인 것 같습니다. 이번 호는 교토에 대해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필자는 오랫동안 벼르고 벼르던 교토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아껴두었던 여행지였던 터라, 가고 싶은 곳과 먹고 싶은 것을 열심히 검색해 가며 잘 다녀왔습니다. 교토는 일본 도시 가운데 여덟 번째로 인구가 많고 큰 도시입니다. 794년부터 1869년까지 일본의 수도였던 역사와 뿌리가 깊은 도시이기도 합니다.

 

794년 이전에는 나라(奈良)가 수도였고, 1868년 메이지 유신 때 지금의 도쿄로 수도를 이전하였습니다. 1,000년이상 수도로서 그 위상을 지켜오던 교토였기에 동경으로 수도가 옮겨진 뒤에도 천황 정식 즉위식은 계속 교토에서 거행되었습니다.

 

미국이 2차 세계대전 말에 원자폭탄을 투하하려 할 때도 루즈벨트와 트루먼 정부의 국방장관이었던 헨리 스팀슨이 교토는 일본의 정신적 중심이며 유서 깊은 고대 도시이니 파괴하는 것은 안 된다고 하여 공격 목표가 교토에서 나가사키로 수정되었다는 일화도 남아있습니다. 어쨌든 덕분에 약 1,600여 개의 절과 400여 개의 신사들이 잘 보존되어 있어 옛 일본인들의 삶의 모습을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보여 줄 수 있으니 참 다행입니다. 그중에 이번 여행에서 둘러본 몇 곳을 여러분께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기요미즈데라

첫날 교토에서 발길을 옮긴 곳은 키요미즈데라(清水寺)입니다. 778년에 세워진 이 절은 경사진 산에 기둥을 세워 만든 목조 사찰입니다. ‘지옥 멈추기’라는 나무를 끼워 만드는 기법으로 만들어진 무대가 유명합니다. 이 무대에서는 교토 시내를 한 눈에 볼 수 있어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우리도 열심히 줄을 서서 사진 한 장 찍어보려 애를 썼는데, 원하는 자리까지는 붐비는 인파로 한참을 기다린 후에야 찍을 수 있었습니다.

 

이름에서 볼 수 있듯이 기요미즈는 ‘청수’, 즉 ‘맑은 물’이라는 의미이고 ‘데라’는 ‘절’이라는 뜻입니다. 처음은 778년에 세워졌는데 현재 우리들이 보는 건물들은 1633년에 도쿠가와 이에미쓰에 의해 다시 재건된 것입니다. 사찰 건물 전체에 못이 하나도 쓰이지 않은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이름에서 엿볼 수 있듯이 오토와폭포가 주변에 있는 언덕에서 흐르고 있습니다. 내려오는 길은 내리막 언덕길이었는데, 전통적인 먹거리와 장식품 등 볼 것들이 많았습니다.

아라시 야마 도게쓰교

두 번째 날은 아라시 야마를 갔습니다. “이곳이 교토다!”를 외치며 종일 시간을 보낸 아라시 야마를 소개해 드립니다. 원래는 니시쿄구가 지명인데 주로 도게쓰교(도게쓰 다리) 주변 전역을 아라시 야마라고 합니다. 아라시 야마는 벚꽃과 단풍으로 유명해 일년 내내 관광객들로 붐비는 곳입니다. 연말과 신년에도 예외는 아니어서 주차장 자리 찾기 힘들 정도로 붐볐습니다.

 

걸으며 볼 곳이 많은 아라시 야마인줄 검색해서 알고 있었기 때문에 에너지를 아끼려 최대한 아라시 야마에서 가장 중심에 있는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관광을 시작했습니다. 볼 곳이 많아 종일 걸으며 쉴 새 없이 셔터를 눌러댔습니다. 천천히 걸으면서 누르는 것마다 달력의 사진 같은 거리 풍경을 연출하는 아라시 야마에서 줄곧 입에서 나오는 말은 “여기가 교토구나. 그래서 사람들이 교토교토하는구나!”였습니다. 가까운 곳에 주차한 것은 정말 잘했다고 생각하며, 지치도록 걷고 보고 먹고 감탄하며 하루를 보냈습니다.

아라시야마 덴류지

덴류지에 들어가려면 입장료를 지불해야 하지만, 덴류지 주변에도 멋들어진 신사나 불각들이 많이 있어 주변을 산책하면서도 사진 찍을 곳이 많았습니다.

 

아라시 야마 죽림

덴류지를 빠져나와 5분쯤 걷다 보니 아라시 야마 죽림에 도착합니다. 이곳은 아라시 야마를 대표하는 경승지이며 잘 자라 뻗어 오른 대나무 숲은 장관이었습니다. 사철 언제든 푸르름을 보여주는 일본에서 10대 명승지로 인정한 명소임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죽림을 멋지게 한 장 찍어 보고 싶었지만 인파가 많아서 찍지 못해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산책을 즐기며 걷다가 대나무 숲을 빠져나오면, 순서대로 길을 따라 아라시 야마를 잘 관광할 수 있도록 안내된 표지판이 있습니다. 이 표시를 따라 조금 걷다 보면 전망대로 향하게 됩니다. 위에서 내려다 보이는 강과 산책로는 상상하지 못한 풍경을 선사해주는 기쁨을 주더군요.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도게쓰 다리와 연결됩니다. 이곳에서는 일본 전통의 인력거를 타고 주변을 둘러볼 수 있습니다. 물론 유료입니다. 예약도 가능하지만 현지에서 바로 인력거꾼에게 말하면 탈 수도 있습니다. 지나가는 인력거를 보니 이렇게 좋은 날씨에 한 번쯤 타보고 싶기도 했습니다.

 

먹거리는 소바와 덴동, 그리고 카이센동 등을 추천하는 블로그들이 많았으므로 필자와 일행은 텐동집으로 정하고 도게쓰교가 내려다 보이는 일본다운 분위기가 있는 식당으로 갔습니다. 벽 전체가 일본 건축 양식인 창문으로 되어있고 밖은 예쁜 강과 소나무가 그림처럼 내다보이는 식당이었습니다.

 

많이 걸어서인지 교토에서의 덴동정식을 순식간에 게눈 감추듯 먹은 후 강가를 걸으며 커피를 마시고 인력거 아저씨들의 모습을 구경했답니다. 길거리 음식이 너무 예쁨에 감격도 하고, 가게마다 줄이 너무 길어 사 먹을 엄두도 못 내어 아쉽지만 구경만 하면서, 점점 주차장으로 향했습니다.

후시미 이나리 신사

셋째 날은 후시미 이나리 신사를 방문했습니다.

 

일본 전역에는 약 3만 개 정도의 이나리 신사가 있는데 그 본점격이 이곳 교토의 후시미 이나리 신사입니다. 이나리 신은 오곡 풍요를 관장하는 농업 신이었는데 상업 번창, 사업 융성, 가내 안정, 교통 안전, 예능 향상의 수호신으로도 추앙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후시미 이나리 신사에는 전국 각지에서 기증한 도리이가 만 개 이상이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매년 1월 1일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신사에 모여 새해에 운수가 대통하길 기원합니다.

 

이외에도 여행 중에 많은 곳을 다녔지만, 그중 가장 가볼 만한 곳들을 추려보았습니다. 혹시 기회가 되어 교토에 가신다면 이 세 곳은 꼭 들르시기를 강력히 추천하면서, 이번 호를 마무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