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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서 배우는 과학] 기적의 생존력에서 배우다! 흰개미와 에너지 저감기술

by 앰코인스토리.. 2022. 11. 24.

기적의 생존력에서 배우다!
흰개미와 에너지 저감기술

▲사진출처 : 픽사베이

땅바닥 한쪽 구석에서 줄을 지어가는 기어가는 개미들의 행렬을 따라 한참을 호기심 어리게 관찰했던 기억, 어릴 적 한 번씩은 있지요? 어떤 개미는 자신의 체구보다 몇 배는 큰 무언가를 입에 물고 어디론가 열심히 가기도 하고 말이지요. 작고 연약해 보이는 모습이지만, 개미가 가진 협동심은 놀라운 생존력은 기적 같은 일들을 만들어내곤 합니다. 이번에 살펴볼 생체모방기술의 주인공은 바로 ‘흰개미’입니다.

 

‘흰개미’는 개미라고 불리지만 생물학적으로는 사실 바퀴벌레에 더욱 가까운 바퀴목 곤충입니다. 우리에게는 나무를 갉아먹는 끈질긴 생명력을 가진 해충으로 더욱 잘 알려져 있지만, 흰개미는 생태계 속에서 공생관계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흰개미는 전 대륙에 걸쳐 분포하는데 흰개미가 살지 않는 곳을 찾기가 더 힘들 정도지요. 이것은 그만큼 흰개미의 생존력이 뛰어나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이중 흰개미의 적응력이 단연 돋보이는 곳은 사막! 그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흰개미들의 모습에 우리는 주목할 필요가 있지요. 흰개미는 당당히 사막 한가운데에 초고층 아파트를 짓고 있습니다. 그 최대 높이가 무려 8m 정도로, 작은 몸집으로 그 정도의 높이를 쌓아 올렸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대단한 건축 기술을 가졌습니다. 흰개미집은 오직 흙과 흰개미 배설물의 혼합으로 만들어지는데 매우 튼튼한 내구성을 보여준다고 합니다. 가끔 유튜브 영상에서 밀림에 홀로 집을 짓고 사는 사람들이 흰 개미집에 사용된 흙을 덜어내 자신의 집 벽면에 바르는 것이 바로 이 내구성 때문이지요.

 

▲사진출처 : 픽사베이

이뿐만이 아닙니다. 8m의 달하는 이 건축물은 구조 자체에 덥고 건조한 지역에서 버티도록 일종의 최첨단 냉난방 기술이 내재되어 있다고 합니다. 이 기술의 핵심에는 바로 ‘버섯’에 있습니다. 앞서 흰개미는 공생관계로 살아간다고 했는데요, 버섯과도 바로 공생관계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흰개미들은 집 안에서 버섯을 키우지요. 나무줄기나 나뭇잎을 버섯의 먹이로 주는 과정에서 열이 발생합니다.

 

즉, 온도 차이에 의해 공기에 밀도 차이가 생기게 되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부력이 공기가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지요. 버섯에서 발생한 열로 인해 데워진 공기는 떠오르게 되고, 이 공기가 상승하여 천장에 뚫린 구멍을 통해 배출되고 나면, 저층 부분에서 비워진 공간은 새로운 공기가 주변 구멍으로부터 공급되어 자연스러운 대류가 일어나게 됩니다. 게다가 흰개미 집은 밤이 되면 발생하는 냉기를 머금을 수 있는 능력이 있어, 낮 동안의 무더운 더위로부터 흰개미의 집이 온도를 적정하게 유지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흰개미의 지혜가 놀랍지요?

 

▲사진출처 : https://earthbound.report

독특한 구조의 흰개미 집은 많은 건축가에게 영감을 주었는데요, 짐바브웨 건축가 마이크 피어스는 수도 하라레(Harare)에 이스트 게이트 센터(East Gate Center)를 지었습니다. 흰개미 집을 모방한 건축물 중 대표적인 하나로 세계 최초의 자연 냉방 건물로 손꼽히지요. 이스트 게이트 센터는 10층 옥상에 63개의 통풍 구멍을 내어 뜨거운 공기가 그대로 배출될 수 있도록 하였고, 1층에서는 그 뜨거운 공기의 빈자리를 채워줄 시원한 공기가 들어올 수 있게 하였습니다.

 

이렇게 한 결과, 최고 38도가 넘는 한여름에도 에어컨 가동 없이 실내 온도 24도를 유지할 수 있어 비슷한 규모의 빌딩에서 소비하는 에너지의 10%도 되지 않는 에너지만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고, 이는 연간 350억 원에 이르는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라고 합니다. 이후에도 마이크 피어스는 흰개미 집의 원리를 이용해 호주 멜버른 시의회청사 CH2를 만들었고, 이는 세계에서 가장 창의적인 건물로 호평받고 있습니다.

 

사진출처 : 위키피디아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개미」에서 개미는 인간들에게 따끔한 충고를 한마디를 건넵니다. ‘인간들은 자기네들끼리 서로 파괴하고, 자연을 훼손하고 있다. 우리 개미의 유일한 슬로건은 조화다. 인간은 우주와 하나가 되어야 한다.’ 탄소제로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는 지금, 에너지 절약과 함께 지구 온난화를 해결할 해법은 역시 자연 속에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이라도 개미의 충고를 겸허히 받아들여 자연과 하나 되는 삶을 살아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