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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miconductor/스마트 Tip

[자연에서 배우는 과학] 드론과 벌새

by 에디터's 2022. 5. 25.

드론의 비행 교관은 벌새?
벌새의 비행 능력을 모방한 드론

사진출처 : 픽사베이

보유한 능력을 이용하여 스스로 판단하고 주어진 일을 자동으로 처리하거나 작동하는 기계를 우리는 ‘로봇’이라고 하지요. 로봇이라는 단어는 1920년 체코슬로바키아의 극작가 칼레 차페크의 희곡 R.U.R.(Rossum’s Universal Robots)에서 처음 사용하였는데요, 체코어의 노동을 뜻하는 단어 ‘robota’가 로봇이라는 단어의 시작이라고 일컬어집니다. 초기의 단순한 로봇은 여러 필요에 의해 많은 발전을 이룩해왔는데, 인간처럼 행동하고 움직일 수 있는 휴머노이드에서부터 집 청소며 빨래를 담당하는 청소기와 세탁기, 그리고 고된 작업을 연속해서 수행하는 산업기계까지 우리 삶의 전 분야에 걸쳐서 로봇의 활약은 대단합니다.

 

사진출처 : 픽사베이

인간이 접근하기 힘든 미지의 공간을 인간을 대신해 탐사하는 로봇들도 만들어지고 있는데, 이 로봇들의 특징은 자연에 있는 동물의 형태를 모방한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로봇공학에서 특정 동물의 행동 메커니즘을 모방해 기술적 한계를 뛰어넘은 사례가 다수 발견되고 있지요. 또 특정 임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 동물의 모습을 그대로 모방하는 것이 최대의 효율을 끌어낼 수도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로봇공학자들은 어떤 동물의, 어떤 특이점을 주목했을까요?

 

사진출처 : 픽사베이

첫 주인공은 ‘벌새’입니다. 생물 역사상 가장 작은 새로 알려진 벌새는 보기에 작은 체구와 다르게 새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비행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합니다. 초당 80~100회에 이르는 날갯짓은 벌새의 다양한 비행 기술을 가능하게 해주지요. 날갯짓이 너무 빨라서 기존의 새들과 다르게 퍼득퍼득 날갯짓 소리가 아닌 벌과 같은 ‘윙’의 소리가 들린다고 하니 신기하기도 합니다. 벌새는 그 작은 몸에서 어떻게 그렇게 빠른 속도가 나올 수 있을까요?

 

벌새의 빠른 날갯짓은 공중에 멈춰 서있을 수 있는 호버링 기술뿐만 아니라 전후좌우 제한 없이 이동하고 비행할 수 있게 해줍니다. 또, 날개 양쪽을 다른 속도로 움직일 수도 있어 더욱 자유로운 방향 전환을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빠른 날갯짓을 유지하기 위하여 두 시간에 한 번씩 먹이를 먹어줘야 한다네요.

 

사진출처 : 픽사베이

벌새의 이러한 탁월한 비행 기술은 공학자들에게 항상 도전의 대상이었습니다. 벌새의 비행을 완전히 구현하게 된다면 비행 역사의 새로운 페이지를 쓰는 엄청난 일이기 때문이지요. 벌새를 모방하는 연구는 여러 번 있었지만 가장 유의미한 시도는 브리티시컬럼비아대와 독일 프레이브루그대의 공동 연구진에서 진행한 연구입니다.

 

연구팀은 벌새의 날갯짓과 움직임을 역학적으로 분석하였는데, 총 207마리의 벌새를 관찰하면서 새의 체질량과 최대 방향 전환 각도, 그리고 회전 능력 및 평균 속도 등 비행과 관련된 모든 행동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였습니다. 이 관찰을 통하여 연구진은 벌새의 비행 능력은 근육과 날개의 형태가 가능케 했다는 것임을 알아냈지요.

 

사진출처 : https://spectrum.ieee.org

미 국방성 산하의 고등연구계획국(DARPA)에서도 벌새 로봇이 개발되었는데, 나노 기술을 접목하여 벌새의 여러 움직임을 모방했다고 알렸습니다. 군사용 드론으로 개발된 이 벌새 로봇은 기존의 벌새가 가지고 있던 호버링 능력뿐만 아니라 전후좌우로 쉽게 비행할 수 있어 적진 깊숙이 정찰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합니다.

 

근래에는 딥 러닝 기술을 활용하여 벌새의 비행 움직임을 직접 보고 배우는 로봇도 개발되었습니다. 미국 퍼듀대 기계공학과의 덩 시냔 교수 연구팀은 프로그램 작성을 통해 벌새 로봇의 비행을 제어하는 것은 한계가 있는데, 이는 직접 스스로 학습하는 과정을 통해 다양한 상황에 맞는 비행 메커니즘을 구현하여 더 효율화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벌새 로봇 개발이 끝나면 여러 센서를 부착하여 다양한 현장에 투입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벌새의 비행 능력에 딥 러닝 기술까지 갖춘 벌새 로봇이 어떤 활약을 하게 될지 사뭇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