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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해외 이모저모

[일본 특파원] 다시 찾은 가마쿠라(鎌倉)

by 에디터's 2021. 8. 16.

안녕하세요, 앰코인스토리 독자 여러분. 잘 지내고 계시는지요? 독자님들도 백신 접종은 하셨나요?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도 한창 접종 중이랍니다.

 

필자가 지난 2018년 3월호에 가마쿠라를 소개한 바 있는데요, 이번 오봉야스미에 그동안 코로나로 움직이지 못했던 만큼 큰맘 먹고 한번 가보기로 하였습니다. 8월 12일, 지인과 전철에서 접선하기로 하고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 후쿠도심선에 몸에 실었답니다. (물론 방역 마스크와 손 소독제 소지는 필수이지요!)

 

그동안 코로나로 거의 외출다운 외출을 해본 적 없던 필자에게는 신선함으로 어릴 적 소풍 가기 전날처럼 가슴 설렘까지 느끼며, 2차 백신 접종 후 처음으로 동경 근교로의 발길을 재촉했습니다. 동경 올림픽 후 델타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해 동경은 연일 5,000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이라 전철은 아주 한산했습니다. 또한, 태풍으로 인해 동경은 여름휴가 기간 동안 연일 비 소식이라 아마도 행인이 많지 않은 모양이었습니다. 비가 오는 가마쿠라 또한 운치가 있을 것 같아 비가 오더라도 가볍게 들려보기로 하였지요.

 

다행히 지인과의 전철 접선도 순조로웠습니다. 지인은 필자보다 일본 살이가 길고 일본 역사에 관심 있는 친구라 이번 가마쿠라에 대해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을 것을 생각하니 기대가 되었답니다. 후쿠 도심선으로 한 시간 이상 달려 우리는 기타가마쿠라(북가마쿠라)역에서 내렸습니다. 역에서 내려보니 코로나 이전의 북적북적한 가마쿠라보다는 띄엄띄엄 보이는 행인들만 눈에 보였으며, 곧 고즈넉한 가마쿠라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가마쿠라는 2년 전 소개한 바와 같이, 불교 선종의 보호와 통제가 가장 엄격한 선종의 중심지로 가마쿠라 오산, 즉 5개 사원인 켄죠지(建長寺けんちょうじ), 엔가구지(円覚寺えんがくじ), 쥬후쿠지(寿福寺じゅふくじ), 죠치지(浄智寺じょうちじ) 죠묘지(浄妙寺じょうみょうじ)가 있습니다.

 

▲ 불전

이외에도 10개 이상의 절이 있는 곳이지만 이번에 필자가 소개하려는 절은 5산 중 하나인 엔가구지입니다. 기타가마쿠라역에서 내려 200m도 채 안 된 거리를 걷다 보면 제일 먼저 마주하는 것이 이곳이지요.

 

▲  불전 측면
▲  불전내부

엔가구지에 들어가기 전 마주한 것은 산문(山門 또는 三門)입니다. 산문은 공(空), 무상(無相), 무원(無願)을 뜻합니다. 즉, 이문은 각종 번뇌를 떨치는 문으로, 산문을 통해 사사로운 감정이나 원함을 다 비우고 정결한 마음을 가지고 불전의 본존을 뵈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의미를 지닌다고 합니다.

 

▲  산문

산문 3층 지붕 서까래에는 미쯔우로코로서 이등변 삼각형이 두 개에 한 개의 삼각형을 그 위에 올려놓은 문양이 세 개 새겨져 있는데요, 이 문양은 가마쿠라 막부의 최고 세력가인 호우죠의 문양으로, 가마쿠라에 있는 절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 것입니다.

 

▲  불전내부 불심

산문을 통해 엔가구지의 본존을 모시고 있는 불전으로 들어가면, 관을 쓰고 앉은 보관석가여래상을 가운데로 천정에는 백룡이 웅장하게 그려져 있으며, 오른쪽에는 붓글씨로 불심(佛心)이라고 크게 쓰여 있는 병풍이 놓여 있어 절만의 특유의 정적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본당은 원각사에서 아침마다 좌선이 열리는 곳이라고 하는군요.

 

불전을 나와 경내를 둘러보면, 왼쪽으로 국보인 범종 ‘오가네’를 볼 수 있습니다. 오가네는 관동 지역에서 가장 큰 종이며 국가의 평안을 기원하는 의미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  백관음영장

원각사는 1282년에 세워진 목조건물로,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절입니다. 절경 내로 여러 가지 아기자기한 건물과 산책로, 연못과 정원들을 경험할 수 있답니다. 어느새 900여 년의 세월을 간직한 목조의 정겨운 건물과 고즈넉한 절경을 다 구경하고, 이제 나옵니다.

 

▲  Takeru quindichi

기타가마구라역을 지나 토케이지 쪽으로 걸어오면 ‘Takeru Quindichi’라는 맛집으로 소문난 이탈리아식 레스토랑이 있는데요, 일본 오래된 민가를 개장해 레스토랑을 하는 곳으로 점심시간을 2부로 나누어 한 시간 반씩 정해진 손님만 받는 곳으로, 점심을 우아하고 여유롭게 코스로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앰코인스토리 가족 여러분, 이번 호는 여기에서 마무리합니다. 다음 호에는 가마쿠라 2탄으로, 행운을 불러오는 ‘돈을 씻는 절’인 동굴 속 가마쿠라 제니아라이벤자이텐(銭洗弁財天宇賀福神社)에 대해 소개해 드리려 합니다. 곧 다가오는 9월에는 추석이 있군요. 코로나 사태가 얼른 진정되어 보고 싶은 가족들도 만나고 했으면 좋겠습니다. 코로나 항상 조심하시고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