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에 걸쳐 애리조나에서 장장 1,600km를 달려, 드디어 3일째에 도착한 옐로스톤 국립공원 (Yellowstone national park).
오후에 도착해 여장을 푼 후, 시간을 아끼기 위해 바로 공원으로 향합니다. 이미 많은 차량과 이곳의 명물인 미국 들소 바이슨(Bison)의 도로 점령으로 인해 차는 주차장을 방불케 하는군요. 이 또한 이곳의 관광거리라 즐기는 수밖에 없습니다. 옐로스톤은 면적이 약 9,000㎢로, 서울 면적이 약 600㎢인 것을 고려하면 어마어마하게 넓은 면적입니다. 이 공원 전체는 ‘8’ 모양으로 길을 만들어 각각 유명한 곳을 둘러볼 수 있도록 잘 만들어 놓았습니다.
물론, 주차장도 붐비는 사람들에 비해서 많지는 않지만 잘 정돈되어 있지요. 공원 입구에 도착하면 온천의 특유 향인 유황냄새가 코를 찌릅니다. 당연히 지하 깊은 곳에서 화산 활동의 영향으로 가스가 새어 나오고 물이 끓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겠지요.
첫 번째 방문지는 8자 모양의 남쪽에 있는 이곳에서 가장 유명한 간헐천(Geyser)인 올드 페이스풀(Old Faithful) 입니다.
공원 전체가 수천 개의 크고 작은 간헐천이 있어 그 나름의 재미와 신기함을 보여주지만, 이곳은 60~90분의 간격으로 주기적으로 최대 60m에 달하는 물기둥을 뿜어대어 그 신비함에 많은 사람이 방문합니다. 그 앞에는 잘 정돈된 관람대까지 만들어 의자에 앉아 경치를 볼 수 있게 만들어 놓을 정도입니다. 시간을 잘 맞춰가면 금방 볼 수 있지만, 어정쩡한 시간에 가면 물기둥을 보려고 한 시간 이상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자연도 사람들의 애간장을 녹이듯, 처음에는 1~2m 높이로 조금씩 올라오다가 몇 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폭발음과 함께 수십 미터 물기둥이 땅에서 뿜어져 나오는 장관을 볼 수 있습니다. 짧게는 2분에서 길게는 5분까지 볼 수 있다고 하는데요, 필자는 겨우 2분 정도만 볼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는 간헐천 중 가장 아름답다고 하는 그랜드 프리즈머틱 스프링(Grand Prismatic Spring)입니다.
인터넷에서 옐로스톤을 검색하면 바로 나오는 그곳 맞습니다. 동그란 눈 모양의 이 온천은 프리즘에 의한 무지개색이 나온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을 갖고 있으며, 지름이 약 100m, 깊이는 50m 정도 됩니다. 규모가 너무 커서 바로 옆에서 보면 그 아름다움을 다 느끼지 못합니다. 그래서 높은 곳에서 볼 수 있는 전망대를 따로 만들어 놓았더라고요. 아이들의 불평을 들어가며 30분 정도 하이킹을 해야 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실제로 전망대에서 본 색깔은 인터넷에서 보던 사진과는 다른 색이 많이 빠진, 물 빠진 수채화 색이라고 해야 할까요? 사진을 좋아하는 필자는 본능적으로 여태까지 봐 왔던 사진들은 전문가의 손길을 거친 보정된 사진이라는 걸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이런저런 카메라로 다 찍어봤지만,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이 제일 나았습니다. 언제나 사진과 실제 모습은 사뭇 다르다는 걸 인지하고 가야 할 것 같아요.
다음 행선지는 간헐천과는 완전 분위기가 다른 산림 지역입니다.
8자 모양 도로 중간에 위치한 옐로스톤 그랜드캐니언(Grand canyon of Yellowstone)에 있는 로워 폭포(Lower fall)입니다. 골짜기가 마치 그랜드캐니언처럼 깊고 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요, 미국인들의 그랜드캐니언 사랑을 알 수 있는 지명이기도 합니다. 실제 약 100여 미터 폭포가 협곡 사이로 떨어지는 모습은 한 폭을 그림을 보는 듯 우아함을 자아냅니다. 이러한 화산 지역 한 곳에 울창한 숲이 만들어내는 자연환경이 신기할 따름이지요. 초원과 숲이 우거져 ‘야생동물들의 천국’이란 것이 이해가 가는 대목입니다. 운이 좋다면 야생 곰도 볼 수 있다고 하는데 필자에게 오는 행운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공원 기념품들은 보면 대부분 바이슨과 곰, 그리고 사슴을 그려 놓을 걸 보면 이곳에서 가장 흔한 야생동물이란 생각이 드네요.
마지막으로 소개해 드릴 곳은 다른 간헐천과 온천과는 다른 맘모스 핫 스프링(Mammoth Hot Springs)입니다.
석회질 지하수가 밑으로 흘러내려 가면서 계단식으로 형성된 지형으로, 하얀색과 노란색들의 돌계단이 아주 조화롭게 아름다움을 뽐내는 곳입니다. 다른 곳과는 다르게 짧은 산책로로 되어 있어 여유롭게 볼 수 있었습니다. 보통 간헐천들은 넓은 평야 지대에 수많은 온천으로 이루어져 있는, 모두 보기에는 너무 멀고 길어 한꺼번에 다 보기엔 힘들 정도입니다.
이 밖에도 옐로스톤 국립공원은 미국 최초의 국립공원이자 세계 최초의 국립공원답게 볼거리가 너무 많지만, 시간과 필자의 체력의 한계 때문에 딱 여기까지만 보고 왔습니다. 보통 최소 3일 정도 일정으로 둘러보기를 권장하더라고요. (^_^) 다음 호에도 미국의 흥미롭고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가지고 오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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