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ETHENY, PAT & ORNETTE COLEMAN - Pat Metheny & Ornette Coleman
‘시너지 효과(synergy effect)’라는 ‘하나의 기능이 다중(多重)으로 이용될 때 생성되는 극한의 효과’라는 말처럼 음악사적으로 거장 대 거장의 만남으로 명명된, 이른바 조인트 앨범의 붐은 수많은 음악 팬들과 애호가들을 흥분과 열광의 모드로 몰고 갔다. 반면에 상업적인 프로모션의 하나로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라는 옛 격언에 부합하듯, 이름값에 걸맞지 못한 허울뿐인 프로젝트로 전락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그렇다면 수많은 음악 장르에서 서두에서 언급한 시너지 효과의 극한을 명백하게 표현할 수 있는 장르를 첫손으로 꼽는다면, 필자의 개인적인 취향이 많이 작용하는 탓도 있겠지만 ‘즉흥연주(Improvisation)의 미학의 정점’이자 20세기 및 21세기에도 전 세계의 거의 모든 장르를 퓨전(Fusion) 및 크로스오버(Crossover)라는 테두리로 끌어들이며, 현대음악의 가교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고 있는 ‘재즈(Jazz)’가 아닐까?
▲ ‘Song X’ (아티스트 Pat Metheny, 발매 1985)
서두가 길어진 감도 있는데 이번 지면을 통해 소개할 팻 메스니(Pat Metheny)와 오넷 콜맨(Ornette Coleman)의 조인트 앨범으로 발표한 1985년 작 ‘Song X’가 바로 앞서 말한 ‘시너지 효과의 극한’을 보여주는 예로서 발매된 지 30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 많은 재즈 애호가들에게 회자되며, 텍스트적 가치로서의 예를 자명하게 보여주는 적절한 사례일 것이다.
필자가 한참 재즈에 환장했던 중학교 시절로 기억되는데, 필자의 음반 라이브러리엔 팻 메스니의 음반들이 차곡차곡 쌓여 숨 쉬던 아늑했던 시절이 있었으니. 당시 꽤 재즈 음악 듣는다고 자부하던 친구들조차도 정통 재즈와는 담을 쌓을 때였지만 필자의 경우 이상하리만큼 마일스 데이비스(Miles Davis) 또는 빌 에반스(Bill Evans) 풍의 하드 밥 또는 카운트 베이시(Count Basie) 또는 듀크 엘링턴(Duke Ellington)의 빅 밴드 재즈를 즐겨 들음으로써 “Oldies, but goodies”를 몸소 실천하며, 애 늙은이 취급을 받았거늘, 유독 팻 메스니에게만 정통 재즈와 유린되는 일렉트릭 재즈 사운드를 구사함에도 당시 이상하리만큼 그에게 후한 점수를 주던 터였다.
아마도 그 이유는 그 당시 자주 애청하던 그의 기타 신서사이저의 전매특허품의 상징과도 같은 1980년대 재즈 필드를 팻 메스니 열풍으로 초토화했던 ‘Offlamp’라던가 ‘The First circle’ 같은 앨범들이 당시 전 세계적인 재즈 필드의 주류 즉, 트렌드(Trend)였던 데이브 그루신(Dave Grusin)이나 리 리트나워(Lee Ritenour)로 대표되는 GRP 사운드의 대표적 색채인 라틴 서정주의(Latin Lyricism)와는 차별화되고 대비되는 또 다른 유러피언 ECM 사운드의 대표격이었다는 작품들이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필자가 한창 팻 메스니의 음반에 집착하기 시작할 무렵이었던 1990년대 초반에 그는 이미 몇 해 전인 1985년에 그의 친정과도 같은 레이블인 ECM을 떠나 새로운 메이저 레이블로 부상하고 있던 Geffen에서 그만의 새로운 음악적 여정을 이어나가는 중이었으니, 바로 그 문제의 ‘Song X’가 바로 그의 Geffen에서의 첫 작품이었다.
▲ Pat Metheny
사진 출처 : www.thegrandwilmington.org
▲ Ornette Coleman
사진 출처 : fanart.tv
무엇보다도 Geffen이라는 새 둥지에서의 음악적 여정의 첫 단추를 끼우는 데 있어, 그가 당시 ‘Song X’를 통해 시도한 모험이 바로 아방가르드였고 그 시도로써 채택한 음악적 소스가 바로 1960년 재즈 필드의 아방가르드의 최전선이자 문제적 장르였던 ‘프리 재즈’라는 것은 팻의 그 이전의 음악들에서 감지된 서정주의적 색채를 고려하더라도 그의 골수 음악 팬들조차 이 앨범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게 하며, 이른바 희대의 문제작으로 격상시키기에 이르렀다.
특히, 이 앨범에서 아방가르드라는 이름으로 명명된 실험적 사운드의 향연을 팻과 함께 진두지휘하며, 이른바 조력자로서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한 일등공신은 바로 1960년대를 화려하게 장식했던 프리 재즈의 ‘거장 중에 거장(The master of the mater)’으로 평가받는 오넷 콜맨일 것이다.
팻의 유려하고 세심한 기타 신서사이저와 오넷의 말로 형용하기 힘든 난해하고 난폭한 프레이징과 기교의 원활한 조화는 힘들 것이라는 많은 골수 팬들과 음악 평론가들의 기우는 팻의 상상 이상의 폭넓은 음악적 스케일과 Ornette의 세월에 녹슬지 않는 아방가드르적 기량과 후배에 대한 믿음과 예우로서 쉽게 극복된다.
일부 팬 중 팻의 음악적 역량을 단순한 서정주의로 치부해버리는 위험한 오류를 범하는 경우를 종종 보아 왔지만, 과거 데뷔 이전의 어쿠스틱 및 일렉트릭 사운드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자신만의 재즈적 색채를 시험하던 그의 20대 시절의 행보와 최근의 다분히 전위적인 실험적인 사운드를 들어 보더라도 그의 음악적 역량의 스케일은 특출함과 방대함이 공존한다.
그 일례로, The doors의 짐 모리슨(Jim Morrison), 재니스 조플린(Janis Joplin)과 함께 록계의 성스러운 three J.들 중 한 명으로 일컬어지며, 천부적인 작곡 및 화려한 기타 연주 및 무대 매너로 1960년 말엽을 풍미한 지미 헨드릭스(Jimi Hendrix)의 헌정 앨범에서 기존의 재즈 기타리스트와 전혀 다른 사운드로 연출해내는 Heavy한 록 사운드의 또 다른 팻의 모습을 보여준 ‘Third Stone From the Sun’은 그 단적인 예를 보여주는 선례.
특히, 2005년 당시 Geffen과의 계약 만료로 인해 Nonesuch에서 재발매된 새로운 ‘Song X’ 앨범에선 1985년 당시 CD화의 초창기 시대의 런닝 타임의 한계로 미처 수록하지 못했던 ‘Police people’과 ‘All of us’ 등의 미발표 6곡들을 수록함으로써 과거의 충족되지 못했던 아방가르드적 색채를 완벽히 구현했다고 볼 수 있겠다.
이 앨범의 타이틀곡인 ‘Song X’는 팻의 팬들에겐 가장 충격적인 곡 중 하나인 14분이 넘는 대곡 ‘Endanered Species’의 살인적인 스피드의 아찔함, 그리고 팻의 Lyricism을 아쉬워하는 이들을 위해 특별히 선정된 느낌을 지우기 힘든 ‘Kathelin gray’까지 이 앨범의 핵심적인 취지와 본질은 재능 있는 두 뮤지션의 원활한 대화의 장이다.
이름하여 프리 재즈를 통한 아방가르드의 향연! 프리 재즈라는 이름으로 빛을 발한 1960년대를 통해 구현되기 시작했던 아방가르드 재즈의 수맥이요, 1980년대를 장식한 신구세대의 가장 이상적인 아방가르드적 향연의 묘미!
동영상
<Pat Metheny & Ornette Coleman - Song X>
<Pat Metheny & Ornette Coleman & Charlie Haden & Jack DeJohnette
- Song X : Endangered Species>
<Pat Metheny & Ornette Coleman & Denardo Coleman & Jack DeJohnette & Charlie Haden
- Song X : Trigonomet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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