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편의점은 어느 순간부터 우리 일상에서 빠질 수 없는 하나의 요소가 되었습니다. 그 어디를 가던 짧으면 3분, 길면 5분 이내 편의점을 쉽게 찾을 수 있게 되었는데요, 필자는 편의점이 없는 삶을 상상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여행을 가더라도 숙소에서 먹을 맥주, 과자, 집에서 깜빡 잊고 가져오지 않은 치약, 젖어서 급히 필요해진 양말 등등, 필요한 모든 것이 있으니 어디에나 있는 편의점은 가지 않을 이유가 없지요. 필자는 특히 일본 여행을 가면 하루에 두 번 정도는 편의점에 들릅니다. 일본에서만 파는 캔맥주, 푸딩, 컵라면을 사거나 현금을 찾거나 여러 가지로 갈 일이 많거든요.
한번은 일본 여행 중 숙소에서 샤워를 마치고 나니 간단하게 맥주 한 캔을 마시고 싶었습니다. 길가로 나와 가까운 편의점이 어디에 있을까 하고 휴대전화로 구글 지도를 열었는데, 갑자기 데이터 로밍이 끊겨 버렸습니다. 당시 필자는 여행 도중 일본어를 잘한다는 칭찬을 몇 번 들어 자신감이 가득한 상태였고, 이것도 경험이라고 생각하며 번역기 없이 편의점에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일단 행인에게 제일 가까운 편의점이 어디인지 길을 물어보았지요.
A :
あの、すみません。
아노, 스미마셍.
저기, 죄송한데요.
ここから一番近いコンビニはどこですか?
코코카라 이치반 치카이 콘비니와 도코데스카?
여기서 가장 가까운 편의점은 어디인가요?
B :
あそこの前で右にまっすぐ行ってください。
아소코노 마에데 미기니 맛스구 잇테쿠다사이.
저기 앞에서 오른쪽으로 쭉 가시면 됩니다.
친절한 현지인 덕분에 편의점을 금방 찾을 수 있었고, 편의점에 들어가 맥주와 컵라면, 닭꼬치를 사고 카운터로 향했습니다.
A :
お会計お願いします。
오카이케에 오네가이시마스.
계산 부탁드릴게요.
C :
お支払い方法はどうなさいますか?
오시하라이 호호와 도오나사이마스카?
결제는 어떻게 해드릴까요?
A :
現金 / クレジットでお願いします。
겡킨 / 크레짓토데 오네가이시마스.
현금 / 카드로 부탁드릴게요.
袋も一つお願いします。
후쿠로모 히토츠 오네가이시마스.
봉투도 하나 부탁드릴게요.
あ、レシートは大丈夫です。
아, 레시토와 다이조부데스.
아, 영수증은 필요 없습니다.
C :
はい、 年齢確認ボタンを押してください。
하이, 넨레-가쿠닌 보탄오 오시떼쿠다사이.
네, 연령확인 버튼을 눌러주세요.
일본의 편의점은 한국과 다르게 술, 담배 구매 시 구매자에게 20세 이상인지 묻는 화면이 구매자에게 자동으로 표시되며, 구매자가 확인을 눌러야 결제가 가능합니다.
지금까지의 경험상 여기까지 오면 더 대화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에 필자는 해냈다는 생각에 속으로 만족스럽게 웃으며 직원이 봉투 안에 물품들을 담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직원이 이렇게 물었습니다.
C :
温めますか?
아타타메마스카?
데워드릴까요?
A :
···え?
··에?
··에?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도 못했고, 필자의 뒤에는 무려 네 명의 손님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에?”라고 말한 뒤 수초 간의 정적 동안 정말 많은 생각이 들고 이마엔 식은땀이 흘렀습니다. 결국에는 이렇게 답했지요.
A :
···日本語よく分かりません。
··니혼고 요쿠 와카리마센
··일본어 잘 몰라요.
그렇게 일본어 잘 모른다고 한 뒤 도망치듯 나왔습니다. 나오고 나서 곰곰히 생각해 보니, ‘아타타카(温)’가 ‘따뜻하다’는 뜻이니 “따뜻하게 해드릴까요?” 이런 식으로 말했던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걸 왜 물어봤을까 생각하며 숙소로 돌아와 닭꼬치 포장을 열어보니 정말 차가웠습니다. 알고 보니 일본의 편의점은 우리나라와 다르게 전자레인지가 카운터 안쪽에 있었습니다. 손님이 직접 데워서 먹을 수 없으니 차가운 식품은 직원이 직접 손님에게 데워드릴까 물어보는 것이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전자레인지도 없어 차가운 닭꼬치와 함께 보낸 일본에서의 밤이었습니다. 여러분들은 꼭 데워달라고 하시길 바라며, 1월호 첫 글을 마칩니다. (^_^)
すみません (스미마셍) : 감사합니다, 실례합니다, 죄송합니다 등 정말 넓은 의미의 단어로, 말하는 상황에 따라 다르게 해석됩니다.
一番 (이치반) : 직역하면 ‘1번’이 되지만, 일본에서는 주로 가장, 최고 등의 의미로 씁니다.
コンビニ (콘비니) : 컨비니언스 스토어 (CVS)의 줄임말로, 편의점을 지칭할 때 씁니다.
会計 (카이케이) : 직역하면 ‘회계’지만, 일본에서는 계산이라는 단어를 숫자의 셈에나 사용하며 가게에서 결제를 부탁할 때는 회계라는 단어를 사용합니다.
大丈夫です (다이조부데스) : 괜찮습니다. / 보통 우리나라에선 ‘봉투 필요 없습니다.’로 말하지 ‘괜찮습니다.’라고 말하지는 않는데요, 반대로 일본에선 ‘괜찮습니다.’를 더 많이 쓴다고 합니다.
どこ (도코) : 어디
前 (마에) : 앞
右 (미기) : 오른쪽
袋 (후쿠로) : 봉투
クレジット (크레짓토) : 신용카드
現金 (겡킨) : 현금
レシート (레시토) : 영수증
お願いします (오네가이시마스) :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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