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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여행을 떠나요

[가족과 함께하는 세계여행] 피르스트, 바흐알프제 하이킹

by 앰코인스토리.. 2024. 3. 29.

(지난 호에서 이어집니다) 스위스 여행 셋째 날이 밝았다. 오늘 일기예보를 보니 오전은 흐리고 오후에 약간의 비 예보가 있다. 숙소가 있는 인터라켄은 오늘과 내일 내내 흐린 날씨지만, 루체른 쪽은 오늘보다는 내일 날씨가 더 좋은 것으로 나온다. 날씨가 계속 맑으면 좋겠지만 어쩔 수 없는 일. 오늘은 하이킹을 하고 내일 루체른을 가기로 했다.

 

스위스 일정을 계획할 때 하이킹은 꼭 해보고 싶었는데, 코스가 너무 다양하고 코스에 대한 주관적인 글들이 많아 결정하기 참 힘들었다. 특히, 아내의 무릎이 좋지 않았던 관계로 경사 구간이나 시간이 오래 걸리는 코스는 피해야 했기에 짧은 코스 위주로 살펴봤다.

 

그래서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은 이러했다. 오전에 피르스트 - 바흐알프제 구간, 오후에 아이거 북벽을 보고 걷는 멘리헨 전망대 - 클라이네 샤이덱 코스로 정했다. 오전에 일찍 출발하면 충분히 다녀올 수 있는 일정이다.

 

아래 지도를 보면, 맨 아래에 인터라켄이 있고 바로 한 정거장 위에 숙소가 있는 빌더스빌이 있으며, 맨 왼쪽에 피르스트(FIRST)가 보인다. 그 아래쪽 호수가 바흐알프제인데 피르스트역에 내려 호수까지 걸아가는 것이 피르스트 - 바흐알프제 코스다.

 

산악열차와 케이블카를 타고 멘리헨 전망대로 이동 후, 클라이네 샤이덱까지 걸어가는 코스는 아이거 북벽(노스페이스)을 볼 수 있어 아주 유명한 코스다.

 

오늘은 인터라켄으로 이동해 기차를 갈아타는 것이 아니라, 인터라켄에서 올라오는 기차를 타고 그린델발트까지 가면 된다. 그린델발트에 도착하니 웅장한 알프스 산맥이 바로 눈 앞에 보인다.

 

산 아래 옹기종기 모여 앉은 집들이 보인다.

 

그린델발트역에서 내려 10분 정도 오르막길을 걸어 피르스트 곤돌라 타는 곳으로 이동해야 하는데, 온종일 많이 걸을 것 같아 버스를 타고 간다. 역 바로 앞에 있는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면 되는데, 스위스 패스 하나로 모두 해결된다.

 

날씨가 조금 흐리다.

 

곤돌라를 타고 피르스트로 간다. 만년설에 덮인 깎아지른듯한 험준한 산과, 그 아래 펼쳐진 초록색 풀밭을 보니 이곳이 바로 알프스임을 느끼게 된다.

 

피르스트에 내리면 레스토랑과 어트렉션이 오픈된 상태임을 확인할 수 있는 전광판이 있다.

 

옆에 하이킹 코스와 코스별 도보 시간을 나타내는 표지판이 보이는데, 바흐알프제 호수까지는 50분이 걸린다고 한다. 왕복을 해야 하니 약 2시간 코스인 것이다.

 

자! 이제 바흐알프제 호수를 향해 출발~!

 

여름의 알프스는 들꽃 천국이다. 이름 모를 수많은 꽃들이 우리를 반긴다.

 

풀밭에는 자유 방목을 해서 키우는 소들이 있는데, 누구 하나의 간섭도 받지 않고 평화롭게 풀을 뜯고 있는 모습이 멋지다. 헌데, 소의 목에 걸린 방울이 참 크다. 소몰이꾼이 방울소리로 소를 찾기 위해 큰 방울을 달아 놨으리라.

 

조금 쉬었다 다시 출발~!

 

걸으면서 보는 알프스의 산들. 여기서는 산이 주인공이 아니라 들꽃이 주인공이다.

 

길 옆에 있는 벤치에 앉아 준비해온 간식을 먹으며 짧은 휴식을 취한다. 멀리 보이는 알프스의 웅장한 산들이 왜 이리 멋진지! 감탄사를 연발할 수밖에 없다.

 

다시 길을 떠난다. 하이킹길 위로 수많은 오솔길이 있어 걷는 재미를 더한다.

 

사람이 걷는 길을 소도 걸어가는데, 곳곳에 소똥이 너무 많아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많이 먹어서 그런지 그 양도 아주 엄청나다.

 

드디어 바흐알프제 호수에 도착했다. 날씨가 맑은 날에는 호수에 비친 알프스의 눈 덮인 봉우리들이 참 예쁘다고 하던데, 오늘은 날씨가 흐리고 바람이 불어 거울 같이 잔잔한 호수만 보게 되니 조금 아쉽다.

 

앞쪽 호수와 뒤쪽 호수, 두 개로 나뉘어 있는 바흐알프제 호수.

 

벤치가 하나 있는데 먼저 와있던 관광객이 일어나기를 조용히 기다린다.

 

벤치에 앉아 바라보는 알프스산들이 갑자기 몰려오는 구름에 가려 신비롭게 보인다.

 

바람이 멈춰 거울 같은 호수에 비친 알프스의 모습을 기다려 보지만, 아쉽게도 이제 피르스트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다. (다음 호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