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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해외 이모저모

[미국 특파원] 맥주의 천국, 미국으로

by 앰코인스토리.. 2023. 11. 29.

미국에 오면 다양한 맥주를 맛볼 수 있습니다. 전 세계의 모든 맥주가 미국에 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맥주의 종류가 비교적 적은 한국과 비교하면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맥주의 천국이라고 느껴질 겁니다. 물론, 맥주 이외에도 위스키, 와인도 많은 종류가 시중에 유통되고 있지요. 최근에는 전통의 맥주 판매량 1위 기업인 미국의 버드라이트(But Light)가 멕시코의 모델로(Modelo)에게 미국 내 시장 점유율 1위를 뺏겼다는 이야기와 함께 미국 맥주에 대해 알아볼까 합니다.

 

맥주는 도수가 다른 술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아 생활 속의 음료수라는 느낌이 듭니다. 미국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힘든 집안일을 하거나 친구가 오면 자연스럽게 냉장고에서 맥주를 꺼내 마시는 모습들이 자주 나옵니다. 그만큼 일상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또한, 동네 마트에서 수백 여 종류의 다양한 맥주를 팔기 때문에 접근성이나 선택의 다양함도 즐길 수 있지요. 그럼, 미국에서는 어떤 맥주들이 잘 팔리는 걸까요? 가장 많이 팔리는 모델부터 나열해 보겠습니다.

 

1위는 멕시코 컨스텔로(Constellation Brand, Inc.)의 모델로(Modelo)입니다. 이 회사는 공격적인 마케팅, 미국 내 라틴계 인구 증가나 버드라이트의 마케팅 실수가 겹치며, 2023년 6월부터 미국 내 시장점유율 1위(약 8.4%)를 달성하게 되었습니다. 1위 모델이 시장점유율이 겨우 8%대라는 건 그만큼 많은 맥주 상품이 치열한 경쟁을 한 결과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수입품이기 때문에 현지 생산하는 미국 맥주에 비해 약 10% 비싼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1위를 달성했다는 점은 대단한 마케팅의 승리라고 할 수 있겠지요.

 

2위는 20여년간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었던 세계 최대의 맥주 제조업체인 앤하우저부시(Anheuser-Busch InBev)의 버드라이트(Bud Light)입니다. 최근인 2023년 5월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을 진행중인 배우 딜런 멀바니(Dylan Mulvaney)의 팟캐스트 Days of Girlhood의 1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딜런 멀바니의 얼굴을 넣어 제작한 Bud Light의 캔을 선물로 보냈으며, 이 사실이 알려지자 보수 성향의 소비자들이 반발하게 됩니다. 맥주의 주 소비층이 보수적 성향의 중장년층의 백인 남성들이라는 점에서 다양한 소비계층으로의 확대라는 경영진의 마케팅 전략으로 버드라이트의 미국 내 매출은 급감했고 불매운동까지 일어나며 시장가치도 당시 급격히 하락하였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미국 내 1위 자리를 멕시코의 모델로에게 내주게 됩니다.

 

3위는 같은 앤하우저 부시의 미켈롭(Michelob)이 차지했습니다. 비교적 낮은 도수인 3.3%의 미켈롭 울트라(Michelob Ultra)는 미국 내 매장 어디를 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모델입니다. 그밖에 순서대로 코로나(Corona), 쿠어스(Coors), 밀러라이트(Miller Lite), 부시(Busch), 내추럴(Natural), 아이네켄(Heineken), 도세키(Dos Equis XX)가 10위권에 들어갑니다. 몇몇 모델을 제외하고 모두 한국에서도 볼 수 있는 것들이라 한번 비교하여 시음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미국은 양조에 대한 제약이 덜 까다로워 개인이나 지역 고유 양조장들이 온갖 종류의 맥주를 양조해서 판매합니다. 마이크로 브루어리(Microbrewery)라고 불리는 이곳은 미국 전역에서 자신들의 양조기술과 다양한 첨가물들로 독특한 풍미를 내는 모델들이 나옵니다. 그리고 그 품질은 대규모 공장보다 훨씬 더 맛있는 맥주가 나오기도 하며 지역 내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미국 전역에 이러한 마이크로 브루어리가 7,000여 개나 넘는다고 하고, 애리조나주 피닉스 인근 지역에만 50여 개가 넘으며, 대표적으로는 산탄브루어리(Santan Brewery), 포피크(Four peaks), 허스(Huss brewery) 등이 고유의 상표를 붙이고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만약 애리조나로 방문한다면 이 세 곳의 맥주는 꼭 한번 맛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요즘은 건강을 위해 무알콜 맥주(Non-Alcoholic Beer)가 대세라고 합니다. 점점 매장에서 무알콜 맥주가 차지하는 선반이 많아지는 건 한국이나 미국이나 건강을 생각하는 트렌드는 같은 것 같군요. 지나친 음주를 삼가고 건강한 생활 습관을 가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번 호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