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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해외 이모저모

[미국 특파원] 미국의 국민간식, 도넛 Donut

by 앰코인스토리.. 2023. 9. 25.

미국에서 ‘국민간식’이라고 하면 당연 도넛(Donut)이 몇 손가락 안에 꼽힐 겁니다. 그만큼 많은 사람이 아침 식사 나 간식으로 자주 먹는 음식이지요. 회사나 작은 단체에서도 간식이 제공된다면 거의 도넛이 나온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피자는 따뜻해야 제맛이 나지만 도넛은 식은 후에 먹어도 괜찮기에 최고의 행사 제공 음식이거든요. 도넛은 밀가루에 설탕, 계란, 우유, 지방, 이스트를 넣어 만든 반죽을 둥글게 빚어 안쪽에 구멍을 뚫어 링 모양으로 만들어 기름에 튀긴 빵입니다. 거기에 초콜릿이나 글레이즈 또는 알록달록한 색깔의 스프링클스를 뿌려 시각적인 효과와 단맛을 더했으니 맛이 없을 수가 없겠지요.

 

도넛은 네덜란드 올리코엑(Olykoek)에서 왔습니다. ‘기름진 케이크’라는 의미로 19세기 네덜란드인들에 의해 미국에 전해졌습니다. 올리코엑은 빵을 만들고 남은 반죽을 튀긴 것으로, 반죽의 가운데 부분이 잘 익지 않자 이 부분에 견과류나 과일을 넣어 튀겼습니다. 그러다 현재의 구멍이 있는 형태의 도넛은 1850년경 네덜란드계 미국인인 한센 그레고리(Hanson Gregory)의 아이디어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선장이었던 그는 항해 중 배의 방향을 조정하는 키를 잡고 있을 때에도 어머니가 만들어 주신 올리코엑을 먹고 싶어서 어머니에게 가운데 부분에 구멍을 내 달라고 부탁해 구멍 난 빵을 키의 손잡이에 꽂아 놓고 먹을 수 있게 되었다는 설과, 구두쇠였던 한센이 선원들에게 나눠줄 빵의 원가를 줄이기 위해 가운데에 구멍을 만들었다는 이야기도 있고, 기름에 튀기면서 잘 익지 않는 가운데 부분을 싫어해 동그란 후추통 뚜껑을 이용해 반죽을 잘랐다는 설이 있습니다.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가운데 구멍 뚫린 현재의 도넛 모양은 한센 선장의 아이디어라는 것은 분명하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도 많은 크리스피 크림 도넛(Krispy Kreme Doughnuts)과 던킨 도너츠(Dunkkin Donuts) 매장이 있는데, 이 두 매장이 전 세계의 시장을 놓고 경쟁하는 도넛 브랜드의 양대 산맥입니다.

 

크리스피 크림 도넛은 1933년 버논 루돌프(Vernon Ruldolph)와 그의 삼촌이 켄터키 파두카(Paducah)에서 셰프 조지프 르뵈프(Joseph LeBeouf)로부터 이스트로 발효시킨 도넛의 레시피와 그의 도넛 가게를 인수하면서 시작되었으며, 오늘날 세계적인 체인을 이룬 회사로 키웠습니다. 자체 생산을 하는 매장에서 ‘핫 나우(HOT NOW)’라는 사인이 켜진 시간에 방문하면 대표 메뉴인 오리지널 글레이즈드를 즉석에서 맛볼 수 있습니다.

 

던킨 도너츠는 1950년 매사추세츠에서 윌리엄 로젠버그(William Rosenberg)가 설립했으며, 초기에는 커피만 팔던 가게였으나 추후 도넛을 추가 메뉴로 하여 매장 안에서 커피와 같이 마실 수 있는 음식을 제공해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다고 합니다. 상호도 ‘도넛을 커피에 담가서 찍어 먹는다’는 의미로 농구의 ‘덩크인(Dunk inn)’에서 따와 ‘던킨’이라는 이름을 지었다고 하네요.

 

이 두 매장 못지않게 많은 지역 브랜드들 매장도 인기가 많습니다. 애리조나주의 경우에는 보사 도너츠(BoSa Donuts)가 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30여 년 전에 피닉스 인근 지역에서 시작된 이 브랜드는, 던킨 도너츠의 매장 숫자와 맞먹을 정도로 애리조나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그만큼 도넛이 사람들이 자주 찾는 간식이라는 의미이기도 하겠지요.

 

매년 미국에서는 73억 달러(한화 약 10조)어치의 도넛이 팔린다고 합니다. 반면 차라리 안 먹는 게 좋은 음식 순위에 항상 들어가는 도넛은 예전에 비해 인기가 떨어진 것이 사실이지만, 여전히 미국인들의 국민 간식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필자 또한 아이들 간식으로 예전에 한국에서 맛있게 먹었던 크리스피 크림 도넛 가게를 종종 가긴 하니까요.

 

※ 사진출처 : 위키피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