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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여행을 떠나요

[광주 여행] 일상에서 만나는 국악한마당, 광주 공연마루

by 에디터's 2021. 11. 12.

문화로 즐기는 광주 서구 여행
하정웅 미술관 & 광주 공연마루

다양하고 신명 나는 국악으로의 초대, <국악한마당>은 광주의 대표 브랜드 공연으로 매일매일(화~금요일, 주 4회) 멋과 흥에 취할 수 있는 다채로운 국악 공연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광주 시민이라면 놓쳐서는 안 될 명품 공연! 그 순간을 만나러 광주 서구 상무조각공원 내에 위치한 ‘공연마루 극장’을 갑니다. 공원 내 주차장에 주차하니 공연 시작(17시)까지는 약 한 시간이 남았네요. 그 여유를 틈타 상무시민공원을 거닐며 산책을 즐겨봅니다. 

공원 곳곳으로 가을맞이 나들이객을 만나볼 수 있었는데요, 서서히 바래 가는 초록의 기운이 완연한 가을의 정취를 느끼게 합니다. 자연 속에 어우러지는 다채로운 조각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조각공원, 흥미 가득한 발걸음이 계속 이어지면 어느덧 시계는 공연 시작 20분 전을 알려옵니다. 

 

광주국악상설공연은 ‘일상에서 만나는 국악의 정수’를 모토로 매주 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하루 한 차례, 총 4번의 공연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국악에서 사물놀이, 민속춤, 퓨전음악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공연이 마련되어 있는데요, 광주 시립예술단인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과 <광주시립창극단>을 비롯해 광주지역국악단체인 <루트머지(주)>, <사단법인 창작국악단 도드리>, <사단법인 아시아민족음악교류협회> 등, 다양한 팀들이 선보이는 명품 공연은 100% 무료관람으로 진행, 전화(062-613-8379/8372)와 온라인(티켓링크, 광주문화예술회관 홈페이지)을 통해 예약할 수 있습니다. 또한, 라이브로 진행되는 공연은 광주문화예술회관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온라인 생중계로도 만나볼 수 있으며, 월별 공연 스케줄은 캘린더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건물 입구, 철저한 방역 수칙을 거쳐 들어선 로비에서 예매 확인과 함께 좌석이 명시된 입장권을 배부받습니다. 공연장 로비에는 미쳐 예약을 못 한 예비 관람객들이 현장 입장을 위해 대기 중입니다. 현장 발권 진행은 공연 시작 20분 전부터 가능하다고 해요. 

 

방문했던 10월 27일 공연에는 퓨전국악팀 ‘올라(Ola)’의 공연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공연 전 무대를 살펴보니 가야금, 거문고, 태평소, 대금의 국악기 외 건반, 드럼, 베이스 등 서양악기의 세팅이 눈에 띕니다. 동서양의 만남으로 어떤 아름다운 선율을 들려줄지, 부푼 기대를 안고 지정된 좌석에 앉아 오늘의 공연 리스트를 살펴봅니다. 연주곡, 노래, 무용 등 다채로운 구성에 공연의 기대감이 한껏 달아오르던 그때, 드디어 모습을 드러내는 사회자 방수지 님의 멘트로 공연이 시작합니다. 조명이 꺼지고 무대를 비추는 하이라이트. 그 빛을 받으며 올라 팀이 입장합니다. 

 

첫 번째 무대는 연주곡인 <Frontier>입니다. 양방언이 작곡한 퓨전오케스트라 곡은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공식 주제곡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요, 역시나 익숙한 선율이 반갑게 느껴집니다. 가히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퓨전 음악 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두 번째 <뾱’>은 올라 만의 창작 국악가요입니다. ‘겨울은 춥고 힘들지만, 곧 봄바람이 돌아든다’는 주제를 담은 곡은 성주풀이를 바탕으로 하는데요, 특히 공연 내내 사회를 보면서 분위기를 리드해주신 사회자 방수지 님이 노래를 함께 해주어 반가웠어요. 국악 특유의 구슬픈 목소리가 일품이었는데요, 뒤이은 <막걸리 한 잔>의 걸걸함과 대비되어 더욱 인상 깊게 들었답니다. 

 

세 번째는 무용 공연입니다. 조선 시대 상류층의 고급 취향을 대상으로 했던 <진주교방굿거리춤>이 그것인데요, 진 무용단의 섬세한 몸짓이 일품이던 공연은 최소한의 것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자아내는 절제성과 차고 넘치지 않는 균제의 미감을 풍류의 이상으로 나타내고 있습니다. 특히 소고춤의 과감한 파격은 풍류의 멋을 한층 더 발산하고 있습니다. 

<막걸리 한 잔>에 이어 잔잔한 연주곡인 <바람선>이 얼큰했던 기분을 차분히 가라앉혀 줍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흥타령>은 제목에서 전하는 ‘신명’과 달리 특유의 애절함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사회를 보았던 방수지 님의 설명에 의하면 전라도 지역에서 불리는 흥타령은 ‘흥, 흥, 흥…’이라는 구슬픈 어조가 이끄는 후렴에서 기원한 애절한 느낌의 유절 형식 노래로, 가사의 내용은 주로 ‘그리움’을 말하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진 무용단의 섬세한 몸짓이 어우러진 무대는 그 애절함과 슬픔이 극대화되어 더한 인상으로 남았습니다. 

올라의 연주곡 <칠갑산, 한오백년>에 이어진 <육자배기>는 전라도 대표 민요로 농부들이나 밭 매는 아낙네들이 소박하게 부르던 노래입니다. 전문 소리꾼들이 다듬어 온 곡은 올라의 연주와 함께 여음 팀의 가락이 함께하였습니다. “얼쑤!” 리액션이 절로 나오는 속 시원한 공연에 관객들의 호응도 덩달아 신명 납니다. 그리고 공연의 대미를 장식하는 <BLESS>는 올라와 진 무용단의 합동 공연입니다. ‘바라고 바라며 지극정성으로 빌면 희망하는 대로 이루어진다’라는 염원을 담고 있는 공연을 감상하며, 저마다의 바람을 모아 우리 가락과 몸짓에 던져봅니다. 

 

총 아홉 개의 플레이 리스트. 장장 한 시간에 걸친 공연이 마무리됩니다. 공연의 만족감은 벅차오르는 가슴으로 대신하며 자연히 다음 공연을 기약하게 되는데요, 손에 들린 11월 공연 안내 책자가 든든합니다. 건물 밖으로 나오자 어느새 세상은 어둠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낮의 풍경과는 또 다른 밤의 세상, 조각공원의 작품들은 저마다의 빛으로 반짝이고, 어디선가 가을의 밤 기운이 차갑게 두 뺨을 적십니다. 

 

Travel Tip. 광주 공연마루

광주광역시 서구 상무시민로 3 (치평동 1163-2)

매주 화~금요일 오후 5시

062-613-8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