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어린이의 천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거의 모든 제도와 사회 법규가 어린이들은 먼저 배려하게끔 되어 있습니다. 이중에 통학에 사용하는 노란색 스쿨버스(School Bus)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모든 공립학교는 스쿨버스를 운행하는데, 학기 시작 전에 설문조사를 통해 자가용 통학을 할 건지 학교 스쿨버스를 이용할지를 조사합니다. 스쿨버스 통학을 선택하면 학생들의 주거지를 근거로 가장 가까운 도로에 정차해 학생들의 이동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정거장을 정하고 통보해 줍니다.
단, 집집마다 전부 정차할 수 없기 때문에 임시 정거장에서 정차 후 학생들을 태우고 내려주는 방식입니다. 어린 초등학생의 경우, 부모가 정거장까지 바래다주고 역시 하교 후에도 그곳으로 나와서 기다리는 것이지요. 날씨가 더운 여름철에는 도로 한쪽에 차량이 많이 주차해 있다면 짧은 거리라도 정거장에서 집까지 이동하려는 부모들의 차량인 걸 알 수 있습니다. 정거장이라고 해서 어떤 표지가 있는 것은 아니고, 학교에서 대략적인 위치를 알려주면 근처에서 기다리는 학생이나 부모들을 보면 여기가 맞을 거라고 쉽게 짐작이 가능합니다.
다시 스쿨버스 이야기를 하자면, 영화나 드라마에서 흔히 크고 아주 긴 노란색 버스를 볼 수 있습니다. 디자인도 참 촌스럽고 앞이 툭 튀어나온 형태입니다. 근데 이 버스는 어린이들의 안전을 위해 아주 튼튼한 강철로 만들어 집니다. 즉, 장갑차와 같은 소재로 만들어졌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래서 같은 크기의 다른 여객용 버스보다 1.5배나 무겁다고 하네요.
미국 법에 따르면, 스쿨버스가 전복되더라도 학생들이 외부 충격으로부터 안전할 수 있도록 강화된 철 소재로 만들어야 합니다. 가끔 일반 차량과 스쿨 버스가 부딪힌 사진을 보면 스쿨 버스는 외관면만 살짝 변형이 일어난 반면 일반 차량은 반파 정도의 심한 파손을 입은 사진을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스쿨 버스에는 비상문과 비상 창문을 달아야 하고, 화재가 발생했을 경우에 대비해 특수 연료탱크를 장착해야 하는 법규가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튼튼한 차량 구조 때문에 전시에는 국가가 징발해 개조를 통해서 군용으로 사용하기도 한답니다. 그런데 스쿨버스는 안전에 대한 법규가 강한 반면 편의시설이 거의 없습니다. 의자도 어깨까지만 오는 낮은 높이에 안전벨트도 없고 어떤 주에서는 버스 내에 에어컨 시설이 없는 버스도 있다고 하네요. 안전을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안전벨트를 안 만드는 건 너무 의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한, 도로에서 이 스쿨버스가 학생들을 태우가나 내려주기 위해 멈춘다면 버스 옆쪽에 있는 스탑(Stop)이라는 빨간색 표지판이 펼쳐지는데, 이때는 뒤에 오는 차량은 물론 반대편 차선에서 오는 차량도 스탑 사인이 접히고 차량이 출발하기 전까지 모두 멈춰야 합니다. 반대편 차선의 차량이 서야 하는 이유는, 아이들이 내려서 찻길을 건너거나 반대편에 있는 부모한테 가기 위해 앞뒤 안 보고 뛰어가기 때문입니다.
만약 위반시에는 높은 벌금과 벌점을 받게 되고, 비교적 준법 정신이 투철한 미국 시민들은 이 규정을 아주 잘 따릅니다. 또, 마지막 정류장에 내리고 출발할 시에는 운전자가 맨 뒷좌석에 있는 확인 버튼을 눌러야 하는 규정도 있는데요, 혹시나 버스 안에 남겨질 아이를 방지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래서 미국에서 운전 중 스쿨버스를 만난다면 항상 긴장을 하고 언제 스탑 날개가 펴질지 잘 확인하면서 운전해야 합니다. 우리 아이들의 안전을 지켜주는 미국의 스쿨버스를 생각하면 이 정도의 불편은 충분히 감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Community > 해외 이모저모'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만 특파원] 급성장하고 있는 대만 내 반도체 생태계 (0) | 2025.06.25 |
---|---|
[중국어 탐구생활] 대통령 선거 누구 뽑았어? 你总统选举时投了谁啊 (0) | 2025.06.20 |
[일본어 탐구생활] 얼마인가요? いくらですか? (0) | 2025.06.13 |
[미국 특파원] 미국 고등학교의 졸업식 (0) | 2025.05.29 |
[중국어 탐구생활] ‘라오포’라고 부르는 건 이미 유행이 지났다 叫’老婆’已经不流行了 (0) | 2025.05.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