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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해외 이모저모

[미국 특파원] 그랜드 캐니언 캠핑

by 앰코인스토리.. 2022. 9. 26.

미국 애리조나주에는 세계적인 자연관광지인 그랜드 캐니언(Grand Canyon)이 있습니다.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하는 곳의 제일 첫 번째로 꼽히는 곳이기도 하지요. 콜로라도강이 퇴적층을 지나며 깊은 협곡을 만든 그곳에 자연을 느끼면서 캠핑을 즐길 수 있는 캠핑장이 있습니다. 물론, 세계적인 관광지답게 그곳 캠핑장도 최소한 3개월 전부터는 예약을 해야 간신히 좋은 위치를 선점할 수 있답니다. 미국도 땅이 넓고 경관이 좋은 곳이 많아 전국 곳곳에 캠핑장이 잘 활성화되어 있는데, 애리조나도 그중 한 곳입니다. 사막 지역에 나무 몇 그루만 있는 황량한 캠핑장이 있는 반면, 산림이 울창한 곳에 수도와 전기 시설이 갖춰진 캠핑장도 많이 있습니다.

 

주거지인 챈들러(Chandler)에서 차로 4시간여를 달리면 그랜드 캐니언 사우스림에 있는 마더 캠핑장(Mather campground)에 도착합니다. 물론 오고 가는 시간이 하루를 다 잡기 때문에 최소한 2박 3일은 있어야 캠핑의 재미와 휴식을 취할 수 있지요. 다른 곳과는 다르게 세계적인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관광지이다 보니 무료 셔틀버스를 타고 그랜드 캐니언 이곳저곳의 전망대를 다 돌 수 있다는 최대의 장점이 있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는 차로 몇몇 유명한 전망대에서 잠깐 시간을 보내고 기념사진만 찍고 다시 해가 지기 전에 내려와야 하는 빡빡한 일정보다는 정말 여유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캠핑장의 시설은 한국의 대중적인 캠핑장보다는 못하지만 나름 깨끗한 수세식 공동 화장실과 유료 샤워장, 그리고 심지어는 빨래방까지 있으니 갖출 건 다 갖췄다고 생각이 됩니다. 또한, 캠핑장에서 도보로 이동할 수 있는 거리에 캠핑에 필요한 모든 물품을 살 수 있는 대형 슈퍼마켓까지 있으니, 애리조나 최고의 캠핑장이라고 할 수 있지요.

 

이곳의 또 다른 특징은, 대형 사슴류인 엘크(Elk)가 캠핑장 내를 자유롭게 활보하고 다닌다는 겁니다. 큰 뿔을 가진 수사슴은 그 크기가 황소와 버금갈 정도로 크기 때문에, 근처에 있으면 긴장감을 놓을 수 없습니다. 그래도 아이들이 있는 가정에는 아주 좋은 현장 학습이 될 수가 있지요. 또, 공기가 맑아 밤하늘의 은하수를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도시에서는 전혀 볼 수 없는 밤하늘의 별이 이렇게 많은 줄은 몰랐던 어른들에게도 좋은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여기저기 펼쳐진 텐트와 저녁이면 바비큐를 위한 모닥불에서 나오는 나무 타는 냄새, 그리고 고기 굽는 냄새가 여기저기 진동을 하면 정말 힐링의 시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아이들은 나름 땔감을 주워 온다고 근처 캠핑장을 샅샅이 뒤지고 다니고, 어른들은 하는 것도 별로 없으면서 피곤하다며 산들바람이 불어오는 그늘에서 낮잠을 자는 정말 평화로운 모습입니다.

 

흔히들 더운 여름을 피하기 위한 피서라고 하면 강가나 바닷가를 떠오르는데, 이곳은 바닷가가 너무 멀기 때문에 산림 지역이 최고의 피서지가 됩니다. 4시간 거리에 있는 집에서는 섭씨 40도가 넘는 타는 듯한 날씨인데, 이곳은 가을 날씨를 즐길 수 있음에 자연이 주는 고마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처음으로 경험해 보는 그랜드 캐니언의 2박 3일 캠핑, 그리고 그곳에서 느낄 수 있는 여유로움을 뒤로 하며 집으로 오는 길은 아쉬움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내년에는 3박 4일을 가겠다는 다짐을 하며, 화려한 도시의 불빛을 향해 열심히 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