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Community/해외 이모저모

[미국 특파원] 미국의 큰 바위 얼굴, 러시모어산 (mountain Rushmore)

by 에디터's 2021. 9. 27.

사진출처 : 위키백과 https://ko.wikipedia.org

미국 중서부 사우스다코타(South Dakota)라는 주에는 미국의 큰 바위 얼굴에 해당하는 러시모어 마운틴 국립 기념지(Mountain Rushmore National Memorial)가 있습니다. 이미 우리에게도 많이 알려진 큰 바위산에 미국 대통령의 얼굴을 조각해 놓은 곳이지요.

 

사진출처 : 구글 맵

사우스다코타주는 필자가 사는 애리조나주에서 약 2,000km나 떨어져 있고 차량으로는 열아홉 시간, 비행기로도 몇 시간을 가야 하는 거리입니다. 미국 지도에서 보듯, 이곳은 대평원(Great Plains) 지역이라 기름진 땅으로 인해 농산물이 주산업이기도 하지요. 다른 말로 하면, 미 동부와 서부에 비해 주변에 그리 유명한 관광지가 없다는 말이 되기도 합니다. 필자는 거기까지 갈 용기는 없었으나 얼마 전 동료가 갔다 왔다고 해서 소개를 해볼까 합니다.

 

사진출처 : 구글 맵

러시모어산의 대통령 조각은 미국을 위대하게 만든 네 명의 얼굴이 바위산 전체에 조각되어 있습니다. 왼쪽부터 보면 첫 번째는 미국의 초대 대통령으로 미국의 탄생에 공헌한 조지 워싱턴(George Washington), 그리고 미국 독립선언문을 기안했고 프랑스로부터 루이지애나주(Louisiana State)를 구매해 국토를 넓힌 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Thomas Jefferson), 서부의 자연보호에 공이 컸고 파나마 운하 구축 등 미국의 지위를 세계적으로 올려놓은 26대 대통령 시어도어 루스벨트(Theodore Roosevelt), 마지막으로 남북전쟁 당시 북군의 승리로 미연방을 살렸고 흑인 노예제도를 혁파한 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Abraham Lincoln)이 이들입니다.
선정 당시 미국의 건국(Foundation), 성장(Growth), 보존(Preservation), 발전(Development)을 기준으로 인물을 찾았는데 이 네 명의 대통령이 이 개념에 맞는 인물로 떠올랐다고 합니다.

 

사진출처 : 위키백과 https://ko.wikipedia.org

앞서 언급했듯, 이곳은 주산업이 농업이라 옥수수밭과 밀밭이 끊임없이 이어져 있는 곳입니다. 그래서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목적으로 한 역사학자의 제안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어떤 나라보다 짧은 역사를 갖고 있지만 거대한 미국을 상징하기 위해 어느 조각보다 큰 조각상을 만들어야 했겠지요.
이 조각은 1927년부터 1941년, 무려 15년이 넘는 시간과 400여 명의 인부를 투입해 만든 거대한 조각으로, 머리에서 턱까지의 길이가 18m에 높은 산봉우리에 있기 때문에 90km 떨어진 곳에서도 보인다고 합니다. 당시 유명한 조각가인 거츤 보글럼(Gutzon Borglum)과 그의 아들 링컨 보글럼(Lincoln Borglum)이 2대에 걸쳐 만든 미국인들에게는 위대한 작품 중에 하나로 손꼽혀 연 방문 인원이 2백만 명에 이릅니다. 방문자 센터와 조각 과정을 자세하게 전시해 놓은 박물관까지 새로 설립했으니 이상할 게 없을 정도지요.

 

사진출처 : 위키백과 https://ko.wikipedia.org

반면, 이곳에서 25km쯤 내려가 러시모어산 뒤쪽으로 커스터(Custer)란 곳에 크레지 호스(Crazy horse Memorial) 석상이 조각 중이라고 합니다.
러시모어를 조각한 보글럼의 조수를 지내기도 한 코자크(Korczak Ziolkowski)가 인디언 추장 크레이지 호스의 무용담을 듣고 1948년부터 공사가 시작되었는데 자금난의 이유로 아직도 진행 중이라고 하네요. 러시모어의 경우 연방정부의 자금 지원과 당시 대통령의 국민모금운동 등으로 전 국민의 관심을 모은 것과는 비교되는 것 같습니다. 크레지 호스는 미국 남북전쟁 후 인디언과의 영토분쟁이 치열했던 시기에 미국 기병대를 대파한 인디언의 전설적인 영웅이지만 결국 미군에 의해 암살을 당합니다.
미국의 역대 대통령 얼굴이 있는 러시모어산과 원주민을 학살하고 미국 영토를 차지한 미국인들이 원주민 추장의 영웅담을 그리기 위해 같은 곳에 비슷한 크기의 석상을 만든다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보면서 우리는 어떤 생각을 해야 할지 고민을 해보며 이번 호를 마칩니다. 다음 호에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