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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n영어 42호] 돈 워리 : 매일 그 상처들과 씨름해야 해요

by 에디터's 2021. 6. 9.

사람은 누구나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부족할 것 없이 살아가더라도 ‘불행하다’라고 말하게 되는 데에는 이 트라우마를 극복 못 하는 데서 오지요. 트라우마를 극복하면 되지 않느냐고 쉽게 말은 할 수 있어도 성인이 되어서도 이 트라우마에 갇혀 힘들게 사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영화 <돈워리>(2018)는 내가 어쩌지 못하는 이 트라우마를 극복해내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존은 열세 살부터 술을 마시기 시작해 현재 알코올 중독자가 되었습니다. 그가 왜 술에 의존하는지 알기 위해서는 그의 트라우마를 이해해야 합니다. 그는 어릴 적 엄마로부터 버림받았다는 상처 때문에 자신의 인생을 내버려 두었습니다. 그 결과 그는 술을 먹고 돌아다니다가 같이 술을 마신 친구의 차에 타다가 교통사고로 하반신 마비까지 되고 맙니다. 

모든 것을 잃었다고 생각했을 때 그는 알코올 중독 치료 모임을 나가면서 자신의 것을 하나둘씩 만들어가기 시작합니다. 알코올 중독 치료 모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리바가 말하듯 자기 연민에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리바는 신세 한탄하며 자기 연민에 빠지면 알코올에 의존하게 될 뿐 실제로 극복할 수는 없다고 조언하고 있지요. 

영화는 도니(조나 힐)를 등장시켜 트라우마와 스스로 씨름하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치료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도니 역시 알코올 중독자였고 이를 극복한 사람이었지요. 그는 모임을 갖는 이유는 의식을 자극하기 위해서라고 말하고 있지요. 원치 않거나 떠올리고 싶지 않은 문제들을 건드리는 겁니다. 그런 문제들을 의식 못 하고 가만두면 음주, 약물, 도박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가 제시하는 방법은 용서의 열두 단계로, 이는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자신을 아프게 하는 것을 알아내야 하는 것, 자신을 힘들게 하는 사람을 용서하는 것, 마지막으로 자신을 용서하는 것입니다. 도니는 용서의 열두 단계를 거치면서 트라우마에서 벗어난 사람입니다. 그는 이 단계를 지켜간다면 트라우마를 극복해낼 수 있다고 믿음을 주지요.

존(호아킨 피닉스)은 자신을 아프게 하는 트라우마의 본질을 직시하도록 노력합니다. 존의 트라우마는 무엇일까요? 도니와의 대화에서 잘 드러나 있습니다.

도니 : 
Just tell us about your drinking. 
당신의 음주에 대해 얘기해봐요.

존: 
Well, I um, I started drinking when I was thirteen. 
저기, 난 열세 살 때부터 술을 마셨어요.

I stole a bottle of gin from my aunt Diane, and, um, I liked it, a lot. 
다이앤 이모 집에서 진을 한 병 훔쳤지요. 그게 좋았어요. 너무 좋았지요. 
And I never stopped. 
그 후로 안 멈췄어요.

도니: 
Keep going. 
계속해요.

존: 
I mean, I kept drinking, I guess, maybe because I was adopted. I was adopted. 
술을 계속 마셨어요. 이유는 아마도 내가 입양아였기 때문이겠지요. 
And, um, Maybe it made me not care as much about that. 
또 그런 이유로 내 삶을 돌보지 못했어요. 

 

목적어를 보충 설명하기 위해 사용된 (동사원형) 보어 

엄마가 자신을 버린 사실이 그의 아픔이었지요. 이런 아픔을 극복하지 못해 그는 술에 의존했고요. 결국, 다음 문장에 나온 것처럼 그는 자신을 방치했어요.

It made me not care as much about that.

이 문장은 5형식 문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5형식은 주어+동사+목적어+보어로 이루어져 있고, 오늘은 보어 자리에 사용된 동사원형 보어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보어 자리에는 형용사, 현재분사/과거분사, 동사원형 보어가 쓰일 수 있는데요. 위 문장에는 동사원형 보어 care가 쓰였네요. 내가(me) 스스로를 방치했다(not care)는 점을 부연 설명하고 있습니다.

 

엄마가 자신을 두고 떠나버린 사실이 그의 아픔이었지요. 생각만 해도 가슴을 후벼파는 기억이지만 알코올 중독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트라우마와 마주 봐야 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자신의 아픔을 치료해나가며 비로소 그는 자신의 인생을 만들어 가기 시작합니다. 그동안 엄마한테 버림받았다는 상처 때문에 자신을 제대로 봐준 적이 없었지요. 하지만 이제는 달라졌어요. 그는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찾아 나갑니다. 그래서 만화가로서 자신의 재능을 키워나가게 되지요. 

하지만 존이 용서의 아홉 단계까지 왔을 때 자신에게 상처를 준 사람을 용서하라는 미션이 주어졌을 때 회의를 느끼고 있어요. 용서의 단계를 밟아나가다 보면 지금쯤 달라지는 게 있어야 하는데, 제자리인 것 같다고 하지요. 그런 그에게 도니는 다음과 같이 조언을 해줍니다.

This is the big moment. 
중요한 순간입니다. 
There’s no lighting bolt that shoots you and cures all your shit. 
There are discoveries and epiphanies and moments of clarity. 
번개가 꽂히면서 모든 게 없었던 것처럼 되지는 않지만 발견하고 깨달으면서 순간 모든 게 명확해져요. 
But this doesn’t just go away. 
하지만 이것도 노력하지 않으면 얻을 수 없는 거지요. 
You have to wrestle with this shit every day. 
매일 그 상처들과 씨름해야 해요. 
Some of that pain will remain there forever. Some of that shame will remain there forever. 
어떤 고통은 영영 사라지지 않고 어떤 수치는 영원히 남아 있어요.
But you have to fight with it, or you’ll die. 
하지만 그걸 이겨내야 당신은 살아갈 수 있어요. 

 

현대인들은 스스로 불행하다고 생각하기에 행복하지 않아요. 하지만 그 이면을 살펴보면 그들에게는 아직 해결되지 못한 트라우마가 있습니다. 트라우마를 회피하지 않고 직시해야 나아갈 수 있는 에너지를 얻을 수 있지요. 자신이 얼마나 그 고통에 사로잡혀 살아왔는지 얼마나 자신을 돌봐주지 않았는지 스스로 알아채야 합니다. 

앞서 도니가 조언하듯 그 고통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아도 스스로 발견하고 깨달은 순간이 온다면 그것으로도 한 단계 나아가는 겁니다. 영화 <돈 워리>는 자신의 트라우마를 통해 자신에게도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받아들일 때 그리고 상대방에 대해 용서를 했을 때 존에게도 기회가 왔듯이 또 다른 삶을 개척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을 잘 보여줍니다.

※ 사진출처 : 다음영화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117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