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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여행을 떠나요

[광주 여행] 이야기가 있는 광주탐방! 펭귄마을

by 앰코인스토리 - 2019. 2. 15.

가슴 따뜻한 풍경, ‘양림동 펭귄마을’

▲ 펭귄마을어귀


도시가 팽창하면서 생활권이 분산되고 도심이 비는 현상은 대부분 중소도시의 숙명과도 같습니다. 광주광역시만 해도 양동 발산마을이나 풍향동 꼬두메가 그렇고, 이곳 양림동 또한 그렇게 죽은 듯 존재했었지요. 그래도 양림동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었습니다. 사직단을 비롯해 최승효, 이장우 가옥, 정율성 생가, 거기에 초기 개신교 관련 건물과 선교사 사택까지 상대적으로 풍부한 문화 자산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을을 알리려는 노력은 번번이 수포로 돌아갑니다. 그러던 이곳이 몇 년 사이 이런 유명세를 타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요? 그리고 그 인기의 도화선에 펭귄마을이 존재하니, 가슴 따뜻한 풍경이 가득한 그 마을 골목으로 떠나봅시다.
 

 

▲ 펭귄마을 골목의 벽화들

 

광주 사직공원을 나온 걸음이 수피아여중, 여고를 지나 양림동에 산재한 근대 문화유산들을 두루 거칩니다. 그리고 다다른 마을은 ‘펭귄마을’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습니다. 어딘지 동화 같은 느낌을 주는 작명답게 골목골목 훈훈함이 묻어나는데요, ‘펭귄’이 주는 이미지 덕일까요? 골목의 첫인상이 이 겨울과 무척이나 잘 어울리네요.

 

▲ 펭귄마을의 시발점인 펭귄텃밭


마을의 시작점인 펭귄텃밭입니다. 이곳은 과거 불에 타 전소된 빈집이 흉물처럼 자리했던 곳인데요, 방치된 그곳에 쓰레기가 쌓이자 동네 주민 한 분(현 펭귄마을 김동균 촌장)이 앞장서서 빈집을 깨끗하게 치우고, 예쁘게 꾸미고, 그곳에 텃밭을 가꾸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에 마을 사람들이 하나둘 동조하기 시작했고, 텃밭에서 재배한 갖가지 농작물을 함께 나누게 되었다고 하네요. 주민들은 이 고마운 텃밭에 이름을 지었는데요, ‘펭귄’이라는 이름은 40년 전 불의의 교통사고로 불편한 걸음을 내걷는 어르신(펭귄아재)의 걷는 모습이 흡사 펭귄같이 귀엽다고 해서 붙여졌다고 합니다. 이름도 없던 양림의 한 작은 마을이 ‘펭귄마을’로 불리게 된 유래가 그 이름만큼이나 정감 넘칩니다.

 

 

▲ 골목 가득 재미있는 정크아트 작품들이 즐비하다.

 

텃밭의 주변으로는 재미있는 정크아트 작품들이 즐비합니다. ‘시간을 문 고기’와 ‘펭귄처럼 행복하자’는 캔과 삽으로 만든 작품으로 보기에도 그럴싸합니다. 그러다 그만 실소가 터졌으니 ‘나 칼치다. 왜? 칼로 만들었으니까!’라는 작품이 뜻밖의 웃음을 선사하네요. 이곳에서는 생명력을 잃은 물건들도 아트로 부활, 삭막한 골목에 생기를 불어넣는 모습이 ‘이 세상에 쓸모없는 것은 없다.’라는 그 흔한 가르침을 새삼 떠올리게 하네요.

 

 

 

▲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펭귄마을 골목 풍경들

 

물고기가 하늘을 날고 뒤뚱뒤뚱 펭귄이 DJ가 되어 음악을 틀어주는 곳, 뮤직박스 안에 DJ는 없다는 그 집 옆에는 펭귄주막과 펭귄창작소가 있습니다. 골목의 좌판에는 솜사탕과 뽀빠이, 꽈배기 과자 등 추억의 주전부리들이 즐비하며 골목골목 숨은 작은 공방들을 발견하는 재미 또한 쏠쏠합니다.

 

▲ 펭귄마을 시계벽 포토존

 

펭귄가족 선간판 옆으로 각종 아날로그 시계들이 빼곡한 이곳은 펭귄마을 시계벽 포토존입니다. 마을을 찾는 방문객 백이면 백 이곳에서 기념사진을 찍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그야말로 펭귄마을을 대표하는 포토스팟입니다. 그 외 위트 넘치는 각종 글귀를 만날 수 있는 곳, 물고기가 하늘을 날고 뒤뚱뒤뚱 펭귄이 DJ가 되어 음악을 틀어 주는 곳, 뮤직박스 안에 DJ는 없다는 그 집 옆에는 펭귄주막과 펭귄창작소가 있습니다. 골목의 좌판에는 솜사탕과 뽀빠이, 꽈배기 과자 등 추억의 주전부리들이 즐비하고 옛날 소품들도 많아 추억을 끄집어 걸음걸음 담소 나누기도 좋네요.

 

 

 

▲ 시와 그림이 있는 펭귄마을 골목풍경.

 

펭귄마을의 골목을 걷습니다. 좁고 꼬불꼬불한 길이 잔가지처럼 이어져 있고, 골목골목 귀여운 일러스트 그림들이 종종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곳입니다. 작고 소박한 그림들과 오래된 액자가 함께 있는 양림동 펭귄마을, ‘어머니 지금 어디에 머무시는지요’로 시작하는 오소후 시인의 ‘앙림동, 친정에 가고 싶다.’와 ‘산줄기에 올라 바라보면 언제나 꽃처럼 피어 있는 나의 도시’로 시작하는 김현승 시인의 ‘K도시에 바치는’이라는 시는 그 글귀가 좋아 한참을 그 앞에 있었습니다. ‘양림동에 오면 모두가 시인이 된다. 등불을 하나씩 켜고 걷는 시인이 된다.’라는 김현승 시인의 말처럼 감상에 젖은 걸음이 골목골목 이어집니다.

 

펭귄마을
주소 : 광주 남구 천변좌로446번길 7